이에 대해 마 교수는 25일 대학 홈페이지에 ‘학생들의 뻔뻔스러운 수강태도에 분노한다’는 글을 올리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학기 내 과목 수강생 600여 명 중 교재를 구입한 학생이 50여 명에 불과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 교육적 소신으로 책을 반드시 구입하라고 유도한 것이다. 이걸 반칙이라고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분노가 치민다”는 것이다.
마 교수가 수업 중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책은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9000원·철학과 현실사)와 ‘문학과 성’(1만2000원·철학과 현실사)이다.
처음에는 ‘과외 알바로 30만 원 받아서 20만 원 고시원 방값 내고 5만 원 교통비 하고 5만 원으로 생활하는 학생들의 (어려운) 처지를 알아야 한다’(트위터 reneekun7575)는 등 마 교수에 대해 비난 일색이던 SNS와 인터넷에서는 차츰 마 교수를 이해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 교수가 학생들에게 책을 사라고 했다니, 괴상한 짓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요새 대학 강의실 분위기는 그럴 만하다는 의견이 많다. 리포트를 짜깁기해 오는 학생이 너무 많다고. 그럴 거면 돈 아깝게 학교는 뭐 하러 다니나.’(트위터 mumigunzo)
한 사립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쓰기도 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강의에 쓸 책을 구입하라는 지시를 강매라고 말하니 한심하다. …이번에 마 교수님이 결코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의 지적재산권을 비용 없이 향유하려는 한국인의 나쁜 습관을 어릴 때부터 호되게 고쳐 놓아야 한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마 교수를 향해 ‘책을 강매했다’고 하는 주장은 교수의 지식을 양말, 맥주 등과 같은 급으로 접근한 천박한 태도”라며 “선생은 학생에게 강제로라도 책을 읽힐 의무가 있다”고 했다.
한편 마 교수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은 인문학 공부는 ‘널널하게’ 해도 좋다는 학생들의 ‘무시’가 담겨 있다. 학생들에게 책을 꼭 사게 하겠다는 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일일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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