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경 인원 통보 채널… 강원 최전방엔 이상물체한때 ‘진돗개 하나’ 발령
27일 북한이 단절한 남북 군 통신선은 우발적인 군사충돌 상황에 대비한 것이다. 2002년 9월 남북 군 상황실 간 통신선을 설치키로 합의해 같은 달 24일 서해지구에, 이듬해 12월 동해지구에 설치했다. 동해선은 2010년 11월 화재로 끊어져 복원되지 않았다. 반면 서해선은 2004년 개성공단이 설립된 직후부터 출입경 인원을 통보하는 연락채널로 활용돼 왔다. 북한은 2009년 3월에도 키리졸브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에 서해 군 통신선을 차단했다가 12일 만에 복원했다.
앞서 북한은 5일 키리졸브 연습 등에 반발해 북한군과 유엔사 간 직통전화를 단절했고 11일에는 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적십자채널) 직통전화를 차단했다. 남북 항공관제망이 남아 있지만 사실상 모든 통신 채널이 차단된 셈이다.
27일 오전과 오후 개성공단의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현재 공단에는 751명의 한국인이 체류 중이다. 홍양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전 통일부 차관)과 직원들이 현지에 머물며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서울∼개성 비상연락채널도 유지되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행동은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한 당국자는 “2009년 통신선이 차단됐을 때도 관리위를 통해 출입경이 이뤄졌다. 통신선 차단으로 개성공단 운영이 중단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반경 강원 화천군과 철원군을 관할하는 모 부대의 일반소초(GOP)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병사가 이상 물체를 발견하고 수류탄을 던지고, 클레이모어(대인지뢰)를 터뜨렸다. 이어 해당 부대는 경계 병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예하 부대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합참 관계자는 “날이 밝은 뒤 수색 부대와 합동신문조를 투입해 해당 지역을 조사한 결과 경계철책이 훼손되지 않았고, 북한군의 침투 흔적이 없어 오전 9시 20분경 진돗개 하나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군의 동향에서도 특이 징후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