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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전구 1300여개 쏟아지는 빛의 폭포… 배우들 3개층 넘나들며 ‘입체연기’ 활활

입력 | 2013-03-28 03:00:00

4월 6일∼5월 5일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미국서 대여한 철골구조 큐브세트도 눈길




무대공간과 조명, 음악을 일체화한 큐브 형태의 무대 세트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뮤지컬해븐 제공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 다시 찾아온다. 2011년에 공연된 국내 뮤지컬 중 작품성 면에서 최고라 할 만한 이 작품은 ‘남자의 자격’ 합창단 지휘자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박칼린이 여주인공 다이애나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0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그해 토니상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 음악상 편곡상과 2010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받은 화려한 수상경력도 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했다.

‘평범함의 언저리’라는 뜻의 이 뮤지컬은 겉으론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의 상처를 안고 있는 현대 중산층 가정의 정신분열증적 상황을 록과 컨트리, 재즈가 뒤섞인 현대적 비트로 풀어냈다. 하지만 ‘낯선 이야기’보다 ‘익숙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국내 관객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내용을 쫓아가기가 너무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완성도에 대한 제작진과 출연진의 자부심은 매우 높다. 2년 만의 재공연에 박칼린 남경주 이정열 한지상 오소연 같은 초연 멤버가 거의 빠짐없이 참여한 이유다.

이 뮤지컬의 또 다른 볼거리는 거대한 큐브 형태의 독특한 무대 세트(높이 6.8m, 무게 25t)다. 3층 구조에 12개의 공간으로 구획된 이 크롬 구조물 세트는 3면에 1300여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장착돼 장면이 바뀔 때마다 자체 발광을 통해 형형색색의 변신을 거듭한다. 무대가 스스로 빛을 발하기 때문에 매우 섬세하면서도 다채로운 조명의 구현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7명으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가 이 세트 안에 들어가 있어 무대와 조명, 음악의 일체감이 더 강렬하다.

이 큐브 세트의 또 다른 강점은 드라마의 중층구조를 일목요연하게 시각화하는 효과도 발휘한다는 점이다. 1층은 다이애나 가족의 일상의 공간, 2층은 그 가족의 내밀한 공간, 3층은 다이애나의 환상의 공간을 구현해낸다. 6명의 배우는 이 3개의 중층구조를 넘나들며 다소 정태적일 수 있는 사이코드라마에 역동성과 입체성을 부여한다.

이 세트는 뮤지컬 ‘렌트’의 오프브로드웨이 무대디자이너 마크 웬들랜드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연극 ‘39계단’의 조명디자이너 케빈 애덤스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제작사인 뮤지컬해븐 측은 이 세트를 미국에서 그대로 직수입해왔다. 새로 제작할 경우에 비해 비용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세트는 올해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넥스트 투 노멀’ 일본어 초연 공연에도 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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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요키 작, 톰 킷 작곡. 변정주 연출. 4월 6일∼5월 5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6만6000∼8만8000원. 02-744-4033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