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관을 비판한다’ 책 펴낸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
최근 ‘일본의 역사관을 비판한다’를 출간한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그는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모르는 일본 젊은이가 많아지면 외국인들에게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일본인으로서 조선사와 한국근대사를 연구하며 한일 역사학계의 교류에 힘써온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博史·65·도쿄대 명예교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가 일본의 역사 인식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논문을 모아 ‘일본의 역사관을 비판한다’(창비)라는 날카로운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27일 성균관대에서 미야지마 교수를 만났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고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킨 다음 날이었다.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그는 “한국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현재 한국이 독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으니 한국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어요. 반대로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국유화를 선언했을 때 중국이 강력히 항의하며 분쟁을 일으킨 사례를 보세요. 크게 보면 한국과 일본은 서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인 만큼 지혜롭게 해결해야 합니다.”
그는 일본 대중의 역사 인식도 바로잡아야 한다며 “일본에서 유럽사에만 치우치지 말고 한국과 중국의 역사를 적극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세기 들어 세계가 동아시아를 주목하는 가운데 그 구성원인 한중일 3국이 서로의 역사를 바로 이해해야 진정한 협력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는 “이번 책은 일본 역사학계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학계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역사학계의 일국사적 시각을 꼬집었다. “조선을 이해하려면 당시 중국 및 교류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한국 역사학계는 외부와의 관계를 경시하고 한국 내부의 역사만 보려는 경향이 있어요. 한국이 중국에 예속됐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까봐 민감해하는 면도 있고요. 하지만 국가 간 관계는 아주 복잡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온갖 지혜를 발휘한 결과입니다. 이를 자주 대 예속, 자율적 사관 대 타율적 사관이라는 양자택일 논리로 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미야지마 교수는 한국사 연구를 위해 2002년 도쿄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성균관대 교수로 와 화제가 됐다. 요즘 그는 일본어로 한국사 통사를 쓰고 있다. 내년 일본에서 책을 출간해 일본에 한국사를 바로 알릴 예정이다. “닫힌 한국사가 아닌 열린 한국사에 초점을 둔 통사를 쓰려 합니다. 내년이 정년인데 40여 년 한국사를 공부한 결실이 되겠네요.”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