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세대 취업프로그램의 핵심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네트워크 구축에 있다. 교육프로그램 및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졸업생, 재학생, 취업전문컨설턴트, 기업 인사담당자, 대학의 취업팀 담당자 사이에 네트워크를 만들어준다. ‘취업 멘토링 올스타’는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최근 취업에 성공한 각 분야 선배들과 직접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 학생(멘티)과 졸업생(멘토), 취업팀 담당자(코디네이터)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각자의 연락처를 공유하고 해당 기업에 적합한 최신 채용 성공 사례도 함께 나눈다. 학생들은 해당 기업이 본인에게 적합한 회사인지를 직접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멘토링 모임 이후에도 궁금한 점은 e메일로 문의가 가능하다. 이렇게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연세대 학생과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일대일로 커리어 상담을 한다. 같은 업종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취업스터디 소모임을 만든다. 취업전문컨설턴트와 학생은 취업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만남의 자리를 가진다. 학교 내외 구성원 간 다양한 조합을 통해 네트워크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리쿠르팅에 나선 현업 담당자들은 기업명이 아닌 소속 부서가 적힌 명찰을 달거나 직무별로 세분화된 업무 소개 자료를 준비했다. 박람회가 열린 3일 내내 업계 전체를 조망하는 특강 형식의 설명회가 열린 점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경력개발시스템의 온라인 상담을 통해 진로고민 서류전형 면접전형 기업선택 인적성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질의를 올린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질문에 신속하게 답변해준다. 온라인 상담이 충분치 않으면 일대일 면접상담을 신청하거나 수시로 개설되는 해당 분야 취업특강에 참석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다방면에 진출한 풍부한 동문들은 최고의 무기다.
학교는 학생들이 일정 기간 캠퍼스에 거주하면서 전공에 대한 조언을 받고 진로에 대한 집중교육을 받을 수 있는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RC) 제도도 도입했다. 국제캠퍼스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문화 차이를 배우는 공동생활을 가르친다. 또 학업, 진로에 대한 교수 지도도 활발하다. 리더십 창의력 등 학업역량 교육도 이뤄진다. 더불어 인성 교양을 배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보통 취업을 준비하는 단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발견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일. 둘째 결정된 진로와 관련한 자신의 핵심역량을 발견하고 강화하는 일. 특히 이 단계에선 개인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른바 ‘수신(修身)’에 해당하는 기간인 셈이다.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 셋째는 이런 기본역량을 효과적으로 채용담당자에게 ‘전달(Delivery)’하는 일이다.
하지만 연세대 취업팀의 취업지원프로그램 운영의 목표는 오히려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에 가깝다. 가시적인 부분보다는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상품을 예쁘게 포장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상품 본래의 품질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