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캡처
한 여성이 술에 취한 듯 의식을 잃은 채 소파 위에 널브러져 있다.
한 남성이 나타나 이 여성을 가리키며 "내가 이 여성한테 무슨 행동을 할지 맞춰봐"라고 말한다.
이어 이 남성은 베개를 가져와 여성의 머리 밑에 밀어 넣어준 뒤 담요를 덮어준다. 그리고 물 한 잔을 가져와 머리맡에 놓는다.
"진정한 남성은 여성을 정중히 대한다."
미국 오리건 대학교의 여학생이 만든 '성폭행 반대'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많은 이의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각)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이 대학 영화학과 2학년생인 서맨사 스텐달은 오하이오 주 고교 미식축구부 성폭행 사건에 대한 특정 언론의 보도에 혐오감을 느껴 이 동영상을 제작했다.
스튜벤빌고의 미식축구 선수인 메이스(17)와 리치먼드(16)는 2012년 8월 16세 여고생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17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CNN은 "장래가 매우 촉망되는 풋볼 스타이자 매우 훌륭한 학생들이기도 한 두 젊은이는 (이번 판결로) 인생이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고 여기고 있다"는 등 가해 학생들의 처지를 동정하는 듯한 보도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스텐달은 피해자가 받은 충격보다 '풋볼 선수가 잃어버린 밝은 미래'에 초점을 맞춘 보도에 분노해 친구들과 함께 동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성폭행 사건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 영상은 스튜벤빌고 성폭행 사건에 대한 나의 단도직입적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26초 길이의 이 성폭행 반대 광고에는 '진정한 남성은 성폭행을 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스튜벤빌의 강간범, 또는 다른 곳의 강간범들에게'라는 글과 함께 22일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은 한국시각 28일 오후 5시 현재 조회 수 165만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에 제작진도 놀란 반응이다.
촬영 장소를 제공했다는 스텐달의 친구 에런 블랜턴은 "(영상에 담긴 메시지는)그냥 상식 같은 것이다. 새롭거나 놀라운 사실이 아닌데 유포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스텐달은 "성폭행이 피해자의 삶을 통째로 바꾼다는 사실을 가해자들이 깨닫길 진정으로 바란다. 피해자에게는 정말 끔찍한 시련이다"라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동영상 = ‘성폭행 반대’ 영상 유튜브서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