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마다 TV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SNL 코리아’의 힘은 제작진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사진제공|tvN
박근혜 대통령과 박그네의 만남…현실 가능성은?
■ 제작진이 직접 밝히는 SNL 코리아 뒷이야기
19금 상향 조정 후 호스트 출연 봇물
셀프디스·섹시개그 등 점점 더 과감
완벽한 수위조절…최강크루 호흡 덕
박 대통령 출연 땐 큰 감동 줄텐데…
매주 토요일 밤 케이블채널 tvN ‘SNL(Saturday Night Live) 코리아’에서는 낯익은 스타들의 180도 달라진 모습이 펼쳐진다.
‘셀프 패러디’와 ‘셀프 디스’(자기 비방)는 물론 ‘19금(禁)’ 섹시 유머와 거침없는 풍자들까지. “저렇게 하다 CF 다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 정도로 솔직한 모습은 오직 ‘SNL 코리아’에서만 볼 수 있다.
솔직하다 못해 발칙하기까지 한 ‘SNL 코리아’의 뒤에는 프로그램보다 더 솔직하고 유쾌한 제작진이 있다. 안상휘 CP(책임프로듀서)와 유성모 PD, 곽경윤·이병훈 작가는 “짜릿한 웃음 속엔 제작진의 피 말리는 경쟁과 숱한 수위 조절이 담겨 있다”고 입을 모았다.
2월23일 배우 최민수 편을 시작으로 시즌 4를 방송 중인 ‘SNL 코리아’는 이문식, 이영자, 유세윤, 최여진 편까지 매회 4%에 육박하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글로벌 텔레토비’, ‘이엉돈 PD의 먹거리 X파일’, ‘SNL 코리아 뮤직비디오’ 등은 이미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인기 코너로 자리 잡았다.
시즌 1, 2 때 가장 애를 먹었던 ‘호스트’(주연) 섭외는 프로그램 인기가 높아지면서 어느새 ‘출연 대기자’들이 있을 정도가 됐다. 안 CP는 그 기점을 지난해 6월 양동근 편으로 꼽았다. 당시 기존의 ‘15세 이상’에서 ‘19세 이상’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등급을 일시적으로 상향 조정하며 수위 높은 섹시 개그를 선보인 것이 통했다.
배우 김슬기. 사진제공|tvN
개그맨 신동엽이 고정 호스트로 합류하면서 ‘SNL 코리아’는 더욱 아찔하고 강력해졌다. 유 PD는 “19금 개그가 웬만한 내공으로는 힘들다. 신동엽은 오랜 방송 경험으로 시청자가 수용할 수 있는 19금의 경계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아이디어부터 연기까지 희극 연기의 1인자”라고 평가했다.
제작진이 호스트를 섭외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바로 ‘기대감’이다. 곽 작가는 “무대에 올렸을 때 재미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 호스트의 인기와 지명도는 3순위다”고 말했다.
‘여의도 텔레토비’에 이어 ‘글로벌 텔레토비’까지 꾸준한 정치 풍자에 따르는 비난과 항의에도 제법 익숙해졌다. 안 CP는 “시청자는 물론 정치권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왜 우리 쪽만 안 좋게 다루냐는 볼멘소리다”며 “‘SNL 정신’은 거침없고 성역 없는 풍자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는 보호하는 정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며 기준을 밝혔다.
‘SNL 코리아’의 색깔이기도 한 ‘수위’는 약 네 단계를 거친다. 밤 11시 본 방송 전 한 차례 진행되는 프리쇼가 그 마지막 단계. 방청석에 앉는 안 CP는 프리쇼에서 방청객들로부터 거부 반응이 나오면 즉각 호스트, ‘크루’(조연)들과 함께 내용 수정을 거친다. 김원해, 이상훈, 김민교, 정성호, 정명옥, 안영미, 박은지, 서유리, 권혁수, 박재범, 김슬기, 진원 등 ‘SNL 코리아’의 최강 크루들이 있어 가능한 호흡이기도 하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