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설앤컴퍼니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박은태·마이클 리 예수 역 더블 캐스팅 화제
원곡보다 두 키 높인 ‘유다’ 한지상의 가창력
마리아 역 정선아…‘헤롯왕’ 조건은 웃음코드
6년만에 컴백…내달 26일부터 샤롯데서 공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인데.
4월 26일에 개막해 6월 9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이하 슈퍼스타)는 전 세계 42개국, 1억5000만 명을 열광시킨 세계 뮤지컬사의 전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6년 만의 공연이다.
● 웨버가 냅킨에 갈겨 써 탄생한 ‘슈퍼스타’
뮤지컬은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의 힘으로 굴러간다. 자고로 명작으로 불리는 뮤지컬은 주옥같은 넘버(뮤지컬에서는 노래를 넘버라고 부른다)들로 꿰어져 있다. ‘슈퍼스타’는 그 중에서도 발군이다.
‘슈퍼스타’가 뮤지컬인줄 모르는 사람이라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하는 합창의 멜로디는 귀에 익을 것이다. 천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거리에서 냅킨에 악보를 휘갈겨 썼다는, 만화 같은 일화를 남긴 ‘슈퍼스타’(Superstar)가 바로 그 곡이다.
유다가 부르는 ‘마음속의 천국’(Heaven on their minds),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줄타기를 하며 애타게 부르는 ‘그를 어떻게 사랑할지 모르겠어요’(I don't know how to love him), 겟세마네 동산에 홀로 서서 “할 수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 달라”며 절규하는 예수의 기도 ‘겟세마네’(Gethsemane)는 귀를 씻고 경청해야 할 명곡들.
전 세계 1억5000만 명의 관객을 열광시킨 뮤지컬의 전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4월26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마이클 리와 박은태가 ‘지저스’에 캐스팅됐으며, 예수와 애증의 대립각을 세우다 결국 배신하는 ‘유다’는 YB밴드의 윤도현이 맡았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 ‘소름고음’ 박은태의 예수, 원곡보다 높게 부른 한지상의 ‘유다’
웨버는 ‘슈퍼스타’의 음악에 대해 “내가 쓴 작품 중 가장 어려운 음악일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그가 ‘오페라의 유령’, ‘캣츠’, ‘에비타’의 작곡가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자.
웨버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웅장한 스케일 위에 클래식과 록을 융화시킨 작품이 ‘슈퍼스타’이다. 따라서 예수와 유다 역의 배우는 듣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는 미성과 공연장의 공기를 찢어발기는 슈퍼 울트라파워의 폭발력을 두루 갖춰야 한다.
이런 배우 찾기가 쉬울 리 없기에 ‘슈퍼스타’는 전 세계적으로 주연 캐스팅이 가장 어려운 작품으로 꼽힌다. 전설의 록밴드 ‘딥퍼플’의 보컬리스트 이안 길런이 1대 지저스였다. 2000년에는 스키드로우의 보컬 세바스찬 바하가 지저스 역을 맡았다. ‘노래가 뭐 얼마나 어렵겠어?’하고 코웃음을 치는 분이라면 1996년에 예수 역을 맡아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한 스티븐 발사모의 음원을 들어보시길 권한다. 그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 웨버가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과장이 아님을 ‘한귀’에 알 수 있다.
예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감정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그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를 애절하게 부르는 여인 마리아는 섹시와 청순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정선아가 ‘찰떡 캐스팅’됐다. 헤롯왕은 2AM의 조권이 맡았다.
볼 것도, 들을 것도 많은 걸작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이번에 놓쳐 또 다시 6년을 기다려야 한다면 차라리 고문이 아닐까. 이 엄청난 뮤지컬을 ‘어떻게 사랑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 양기자의 내 맘대로 평점
감동 ★★★★ (별이 네 개뿐인 것이 안타깝다.감동의 원자탄)
웃음 ★☆☆☆ (헤롯이 긴장감을 잠시 풀어주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거운 작품이다)
음악 ★★★★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슈퍼스타인데!)
무대 ★★☆☆ (심플한 아름다움.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무대장치나 효과는 기대하지 말 것)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