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의 경영시대/앤 프란시스 지음/최선미 옮김/304쪽·1만4000원/메디치미디어◇버핏의 프로포즈를 받은 여인/카렌 린더 지음/김세진 옮김/400쪽·1만5000원갈라북스
저자들은 경영주에게 “딸이나 여성을 기업 후계자로 진지하게 고려하라”고, 여성에게는 “혹독한 리더십 훈련을 심리적으로 감당하라”고 조언한다. 메디치미디어 제공
2011년 기준으로 미국 노동 인구의 절반 정도가 여성이다. 하지만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경영하는 기업은 12%에 그친다. 2010년의 15%보다 더 낮아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워킹맘 중 11%만 남편과 가사를 적절하게 분담한다고 답했다.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출장을 갈 때면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지 괴로웠던 이들은 슈퍼우먼 신드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의 레스토랑에 모인 버크셔해서웨이 이사들. 12명의 이사 중 2명이 여성이다. 사진 속 왼쪽의 여성은 수전 데커 전 야후 사장으로 최연소 이사이다. 갈라북스 제공
‘딸들의…’가 외부적 요인의 변화를 강조하는 반면 ‘버핏의…’는 여성의 자발적인 리더십 발휘 의지에 더 주목한다. 육아에 전념하면서도 성공한 CEO가 된 조리 기구 업체 팸퍼드 셰프의 대표 도리스 크리스토퍼의 사례가 설득력을 더한다. 자녀 둘의 육아를 전담하며 회사를 이끈 그는 주부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가위, 치즈강판 등 조리 도구를 팔아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기업으로 회사를 키웠다.
아울러 두 책은 단점처럼 여겨지는 여성성을 장점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흔히 여성이 나약하고 파워게임에 약하다고 얘기하지만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소통 능력이 강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갈등이 발생하면 남성은 명령과 복종의 권위를 먼저 따진다. 하지만 여성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조율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
1980년대 경영난에 빠진 포드자동차를 구원한 낸시 바도어의 배려와 경청의 리더십이 대표적이다. 포드의 고급 인력 센터 소장이었던 바도어는 완고한 경계가 존재했던 관리직 임원과 생산라인의 현장 노동자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조직원들의 창의력과 유대감, 애사심을 높임으로써 위기를 돌파할 동력을 끌어냈다.
‘버핏의…’의 저자는 역할 모델이 될 여성 리더들의 헌신적인 멘토링 강화를 주문했다.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다른 여성을 돕지 않는 여성은 지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성이 스스로 전문성을 개발하도록 격려하고, 그들이 CEO에 도전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려는 남성 CEO의 책임감도 빼놓을 수 없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