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구매·시공 맡아 진행…공사기간 단축 목표로 현장·본사서 즉각 모니터링
주베일 아람코 정유공장은 사우디 국영회사인 아람코와 프랑스 토탈사(社)가 합작해서 세우는 공장으로 하루 4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도록 4개로 나눠 설비공사를 진행 중이다. 전체 사업규모는 100억 달러가 넘고, 대림이 맡은 건 그 중 하나다. JER 프로젝트는 대림산업이 사우디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대림산업이 사우디에서 설계·구매·시공(EPC)을 맡은 첫 정유플랜트 공사이기 때문이다.
‘산성가스 처리 및 황 회수설비’는 원유의 정유 과정에서 발생되는 산성가스에서 황 성분을 분리하는 공장이다. 천연석유에 포함된 황 성분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정유공장의 여러 장치와 기구를 부식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를 오염시킨다. 이 때문에 탈황 시설 및 황 회수 설비는 정유공장에서 필수적인 설비로, 설계와 시공이 복잡해 기술력이 높은 업체만 진행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2011년 10월 29일 사우디전력청이 발주한 12억2000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 쇼아이바Ⅱ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맡은 데 이어 지난해 7억1000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 합성고무 플랜트를 수주했다. 대림산업이 사우디에서 진행하고 있는 플랜트 공사 현장만 9곳. 공사 금액으로는 73억 달러다.
대림산업이 사우디와 인연을 맺은 건 1973년 11월 사우디에 지점을 설치하면서부터. 당시 아람코사(社)가 발주한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를 도급금액 16만 달러에 수주했다. 당시만 해도 ‘해외 플랜트 수출 1호’였다. 이듬해 같은 지역에서 나프타·부탄 처리 시설공사 등을 잇달아 수주해 중동 건설의 교두보를 다졌다.
사우디는 여전히 한국 건설사의 주요 ‘달러 밭’이다. 지난해 한국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딴 누적 수주액은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다른 중동 국가 중 아랍에미리트(UAE)가 597억 달러, 리비아 366억 달러, 쿠웨이트 274억 달러, 이란 119억 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우디는 중동 최대의 발주시장인 만큼 가장 엄격하고 까다로운 공정관리와 공사 자격요건을 요구한다”며 “해외 건설업계에서도 사우디 시장에서 많은 실적을 보유한 대림산업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