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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잔인한 4월’

입력 | 2013-04-01 03:00:00

우리카드 분사 경쟁 더 치열해지고 한도증액 제한 등 규제는 더 강화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우리카드가 1일 공식 출범한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회사는 모두 전업 카드사를 운영하게 됐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를 비롯해 삼성 현대 롯데 등 기업 카드사까지 더하면 전업 카드사는 모두 8개로 늘어난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4월부터는 새로운 규제도 시작된다. 결제 금액을 임시로 늘리지도 못하고 고객에게 월 이용 한도를 증액하라고 권유도 못한다. 카드업계에는 그야말로 ‘잔인한 4월’이다.

우리은행 카드사업부의 지난해 이용 실적은 36조1000억 원 정도다. 점유율은 빅4(신한 삼성 현대 KB국민)와 롯데카드보다 뒤지지만 하나SK카드보다는 앞선다. 분사한 우리카드는 우선 은행 영업망을 기반으로 체크카드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최근 체크카드에 매달 일정 금액을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하이브리드카드 경쟁이 시작된 만큼 이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우리카드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A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로는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신용카드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반면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우리카드 출범은 오래전부터 예정됐고 규모도 큰 편이 아니라 특별히 경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에 우리카드 출범보다 더 다급한 것은 고객이 카드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을 함부로 늘리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가 새롭게 시행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자동차나 혼수용품 등 고가 상품을 구매할 때 카드사가 결제 한도를 임의로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고객의 요청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횟수도 1년에 두 번으로 제한된다. 고가 상품 결제가 줄면 그만큼 카드사의 실적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카드사가 고객에게 월 이용 한도 금액을 늘리라고 권유하는 것도 할 수 없다. 종전에는 카드사가 고객에게 이용 한도 증액을 권유했고 고객 동의 없이 한도를 증액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는 고객이 요청할 때만 신용 평가를 실시한 후 늘릴 수 있다. 악화된 시장 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먹거리도 보이지 않는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새 사업 영역을 개척해 보라고 하지만 막상 규제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