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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광고회사 ‘DDB월드와이드’ 레인하드 명예회장 내한

입력 | 2013-04-01 03:00:00

“Simple-Surprise-Smile 3S 기억하세요”




3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DDB코리아에서 키스 레인하드 DDB월드와이드 명예회장이 인터뷰에 앞서 DDB코리아 직원들을 대상으로 ‘창의력’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마지막 광고장이(The last mad man).’

세계적인 광고회사 디디비(DDB)월드와이드의 키스 레인하드 명예회장(78)이 2011년 세계 3대 광고제인 뉴욕 페스티벌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며 얻은 별명이다. ‘매드맨(Mad men)’은 2007년 광고업계를 다룬 동명의 드라마가 나온 뒤 1960년대 뉴욕에서 활동한 광고인들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레인하드 회장은 당시 가치관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마지막 광고인이라는 뜻에서 이런 별명을 얻었다. 그는 2007년 미국광고연맹(AAF) 명예의 전당에 오른 원로 중의 원로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DDB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레인하드 명예회장은 “‘…라면 어떨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하는 창의력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힘”이라며 “창의력이 제대로 발휘된 광고는 1만 원짜리 제품도 10만 원의 가치를 가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레인하드 회장은 국내에 머문 3일간 강연과 인터뷰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휴대전화 카메라로 한국인의 일상이 담긴 사진을 수십 장 찍었다. 그는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해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는 자신이 전혀 모르는 분야의 전문잡지 3권을 챙겼다. 장거리 비행 때면 늘 보이는 습관이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접하면 뇌 속에 새로운 씨앗을 심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레인하드 회장은 창의적인 광고의 원칙으로 단순함(simple), 놀라움(surprise), 웃음(smile) 등 ‘3S’를 들었다. 그는 “이런 원칙이 잘 반영된 광고는 매출 증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웃음을 활용하면 ‘가족애’ 같은 도덕적 메시지도 더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광고인들은) 광고를 통해 사회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정성을 강조하는 광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레인하드 회장은 “취향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나라면 광고제에서 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선정적인 광고는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광고인들이 현실적인 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좋은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광고주를 설득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역 시절 자신을 믿지 못하는 광고주에게 광고 대신에 광고를 본 고객들의 반응을 찍어 건넸던 ‘우회 전술’을 예로 들었다. 레인하드 회장은 “광고주가 영상에서 고객들의 긍정적 반응을 보더니 태도를 180도 바꿔 엄청난 흥미를 보였다”며 “광고인은 광고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 기업 광고는 무엇일까. 그는 미국에서 본 대한항공의 글로벌 광고를 꼽았다. 그는 “광고에서 비행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을 심어주고 실제 비행에서도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해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