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아지지 않은 탈북자에 대한 시각… 10년 전과 별 차이 없어
탈북자들이 한국에 잘 정착해 이방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한반도 통일의 밑거름이 될 의미 있는 ‘작은 통일’이다. 하지만 탈북자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형제·자녀가 탈북자와 결혼해도 괜찮은가’ ‘자녀의 교사가 탈북자여도 괜찮은가’라고 물었다. 결혼과 교육이 탈북자를 한국민으로 받아들이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응답자 중 57.4%가 ‘탈북자와의 결혼’에 대해 ‘괜찮다’고 답했다. ‘괜찮지 않다’고 답한 사람도 38.5%였다. 2003년 동아일보의 같은 조사(1009명 대상)에서 ‘형제·자녀의 탈북자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응답은 52.2%, 부정적 답변은 39.6%였다. 10년 전에 비해 긍정적 답변은 5.2%포인트 높아졌지만 부정적 답변은 1.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남성은 탈북자와의 결혼에 괜찮다는 답이 69.6%였지만 여성은 45.4%에 불과했다 ‘괜찮지 않다’(49.2%)는 답도 남성(27.7%)보다 크게 높았다.
‘자녀의 교사가 탈북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엔 61.1%가 ‘괜찮다’고 답해 2003년의 긍정적 답변(57.1%)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부정적 답변은 33.9%로 2003년(35.0%)보다 1.1%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 문제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덜 관용적이었다. 남성 응답자의 70.8%가 자녀의 교사가 탈북자인 데 대해 ‘괜찮다’고 답한 반면에 여성은 51.6%만이 같은 대답을 했다. 부정적 답변도 남성(26.3%)에 비해 여성(41.4%)이 크게 높았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최근 공개한 ‘2012 탈북청소년 실태조사’(탈북 청소년 1044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 탈북자의 54.4%가 탈북 사실을 가까운 사람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 주된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을까 봐’ ‘호기심을 갖는 게 싫어서’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