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30개 교차로 반칙운전 단속 첫날 동행해보니
인천지역 교차로 30곳에서 반칙운전 단속이 시작된 1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사거리에서 한 교통경찰관이 빨간 신호등이 켜졌는데도 직진하거나 좌회전하는 차량을 캠코더로 촬영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교차로 주변 도로에 순찰차를 세운 경찰관 4명은 각자 캠코더를 한 대씩 들고 교차로 네 방향에 설치된 신호등 제어기 주변으로 흩어졌다. 인천지방경찰청이 이날부터 교차로 주변에서의 꼬리물기, 정지선 위반, 끼어들기, 이륜차 인도 주행 등과 같은 4대 교통 무질서 행위에 대한 단속에 들어간 것. 이에 앞서 인천경찰청은 올해를 ‘교통질서 확립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지난달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10개 경찰서가 주요 교차로 30곳에서 오전 7시 반∼9시, 오후 6∼8시에 단속을 실시했다. 이 단속은 무기한 진행된다.
단속은 주로 캠코더를 이용한 영상 촬영으로 진행됐다. 경찰관이 직접 교차로에 들어가 캠코더로 단속할 경우 운전자와 시비가 생기거나 또 다른 정체를 유발할 수 있다. 교차로 주변을 감시하는 경찰관이 캠코더로 꼬리물기와 정지선 위반 증거를 촬영해 나중에 자동차 주인에게 범칙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이곳에서 인천항 방면으로 약 1km 떨어진 남구 관교동 승기사거리. 교통법규 위반행위 단속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린 탓인지 시청 방향으로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 차량이 대부분 정지선을 지켰다. 신호등이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는 순간 화물차와 은색 승용차 등 2대가 앞차의 뒤꽁무니에 바짝 붙어 교차로에 들어서려다 건너편에서 캠코더로 촬영하는 경찰을 발견하고는 급히 멈췄다. 남부경찰서 이재형 순경(33)은 “캠코더 단속을 의식해서인지 운전자들이 과거에 비해 법규를 잘 지키고 있다”며 “10월 전국체육대회에 이어 내년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교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단속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고질적인 꼬리물기로 악명이 높은 부평구 십정사거리로 향했다. 이 교차로 주변에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등이 들어서 있는 데다 석암고가도로 방향 경원로는 4차로에서 2차로로 차로가 줄어 병목현상이 심각하다. 하지만 이날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인천경찰청이 지난달 4일부터 교통량에 따라 신호 주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앞 막힘 제어시스템’을 설치한 때문인지 꼬리물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 시스템은 교차로를 지나는 차량의 운행 속도가 시속 5km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어 차량 진입을 차단했다. 김한철 인천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시스템을 설치한 뒤 십정사거리의 꼬리물기 현상이 4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오전 각종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 81대를 단속했다. 위반 유형에 따라 벌점(10, 15점)과 함께 벌금 4만∼6만 원이 부과됐다. 인천경찰청은 단속을 출퇴근 시간에 주로 하되 무기한 계속하고, 꼬리물기의 경우 녹색 신호에 교차로에 들어서도 앞에 차가 밀려 교차로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다른 차의 통행을 방해하면 단속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