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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경찰이 살펴보던 CCTV 돌려놓고 건물 털다가…

입력 | 2013-04-02 03:00:00

수상히 여긴 경찰에 50대도둑 붙잡혀




3월 24일 오후 9시경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주택. 절도미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인근 건물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살펴보던 경찰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건물 외벽을 비추고 있던 CCTV가 바닥을 향하고 있었던 것.

경찰이 CCTV가 설치된 곳에 가 보니 장모 씨(57)가 쪼그려 앉아 다세대주택 한 곳의 방범창을 자르고 있었다. 경찰이 온 줄도 모르고 열심히 창을 자르던 장 씨는 담을 넘어 달아났지만 곧 붙잡혔다.

앞서 1시간 10분 전 장 씨는 한 빈집을 털기 위해 담에 올라가 방범창을 자르다 이불을 털기 위해 마당에 나왔던 옆집 주민에게 들켰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 일대를 수색하며 CCTV를 분석하던 사이 또다시 범행을 저지르려다 덜미가 잡힌 것이다. 그가 돌려놓은 CCTV는 최초 범행 장소에서 50m 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장 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장 씨는 은평구 일대 주택가를 배회하다 불이 꺼진 집을 골라 방범창을 잘라내고 들어가는 등의 방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19차례에 걸쳐 4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그는 절도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11월 출소한 전과 17범이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