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으로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 로버트 파우저 씨는 서울 경복궁 옆 서촌(西村)의 한옥에 산다. 그는 한옥의 곡선미와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삶의 공간을 사랑한다. 주한 외국인 가운데는 한옥에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1960, 70년대 원주민들이 하나둘 떠났던 서울 북촌의 한옥들은 값비싼 주택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주최하는 고택(古宅) 1박 2일 체험은 신청자가 많아 평균 경쟁률이 15 대 1에 이른다.
▷한국관광공사는 ‘한옥 스테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해 일본의 료칸(旅館·여관) 같은 국가적인 숙박 상품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한옥을 이용해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수한 한옥에 인증을 해주고 운영과 홍보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료칸은 일본 전역에 5만5000곳이 영업 중일 정도로 널리 뿌리내리고 있다. 8세기 나라시대 때 시작된 료칸은 외국인에게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일본의 전통 문화를 체험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호텔보다 훨씬 비싸고 고급스러운 숙박시설로 인정받는다.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