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부산 동의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경찰관과 전투경찰 7명에 대해 1인당 1억여 원의 정부 특별보상금이 지급됐다. 사건 발생 24년 만이다.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시위 학생들은 2004년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받아 보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폭력 시위 현장에서 법질서를 지키려다 희생된 경찰의 유가족들은 그로부터 9년의 세월이 더 지나서야 보상금을 받았다.
이번 보상금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한나라당 전여옥 이인기 전 의원 등이 발의한 ‘동의대 사건 등 희생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본보는 당시 일련의 보도를 통해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순직 경찰은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목숨을 바친 이들이다. 1억여 원의, 그것도 때늦은 금전적 보상이 그들이 바친 목숨의 가치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제라도 보상이 이뤄진 것을 다행이라 여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보상금 지급으로 순직 경찰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동의대 사건은 이 학교 도서관에서 시위하던 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지고, 화재가 발생해 진압하던 경찰과 전경 7명이 불에 타 죽거나 불을 피하려다 추락해 죽은 사건이다. 시위 학생들은 경찰관 5명을 납치해 학교 도서관에 감금하고 연행 학생 9명과의 교환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다 화염병을 던졌다.
순직 경찰 유족은 그래서 민주화 보상위원회 결정의 재심을 요구하고 있다. 이 위원회의 설치 근거가 된 법률에 재심 규정이 없는 것은 위헌이라는 소송을 내겠다는 것이다. 2005년 이들이 낸 비슷한 성격의 헌법소원이 각하된 적이 있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동의대 사건 등 희생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금전적 보상만이 아니라 명예회복 조치도 강구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위령탑 건립을 비롯해 순직 경찰관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을 더 찾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