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수원삼성(한국)과 가시와레이솔(일본)의 H조 경기에서 수원 정대세가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3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수원삼성(한국)과 가시와레이솔(일본)의 H조 경기에서 가시와레이솔에 5번째 골을 허용한 수원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동아닷컴]
스코어 2-6. 페널티킥 4개 중 1번 성공. 수원에겐 굴욕으로 남을 날이었다.
K리그 클래식 수원 블루윙즈가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게 무려 6골을 허용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상위 라운드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수원은 경기 초반 전방에 포진시킨 정대세-라돈치치 투톱의 강력한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중원에서 짧은 패스를 이어가며 점유율 위주의 운영으로 가시와의 빈틈을 노렸다. 반면 가시와는 기습적인 수비 뒷공간으로의 침투 패스와 좌우 측면 돌파를 노렸다.
가시와는 전반 15분, 선취골을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레안드로 도밍게스의 로빙 패스에 대한 수원 골키퍼 양동원의 대처가 좋지 못했다. 도밍게스의 슛이 양동원에 맞고 옆으로 흐르자 가시와의 공격수 타나카 준야가 그대로 골문에 밀어넣어 첫 골을 따냈다.
수원은 전반 내내 중원에서의 전진 패스가 자주 끊겨 하프라인에서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고, 중거리슛은 상대 골문을 턱없이 벗어났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상대 골문으로 밀어붙이는 힘은 좋았지만, 정교함이 부족해 그럴듯한 찬스를 만드는데는 실패했다. 전반 42분에는 정대세가 호쾌하게 상대 골문을 갈랐지만, 다소 의욕이 앞섰는지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선제골 이후 전반 내내 수비에 주력하던 가시와는 후반 들어 폭발적인 공세에 나섰다. 수원은 후반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킥오프 후 첫 공격에서 정대세가 찬 공이 상대 손에 맞아 핸들링이 선언,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라돈치치의 페널티킥이 가시와 골키퍼 슈제노 타카노리에게 막힌 것. 상대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린 라돈치치의 슛은 골키퍼에게 완벽하게 예측당했다.
하지만 수원은 후반 10분, 가시와의 구도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다.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짧은 패스를 받은 구도가 수비를 등지고 돌아서며 강력한 오른발 슛을 터뜨린 것. 양동원 골키퍼가 손쓸 수 없이 오른쪽 상단 구석에 꽂혔다.
서정원 감독은 후반 14분 이날 부진한 모습을 보인 라돈치치를 빼고 박종진을 투입, 중원을 강화하는 선택을 했다. 이날 라돈치치는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움직임으로 활발한 운동량과 넓은 범위를 보여준 정대세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서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스테보도 추가 투입,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가시와의 기세는 더욱 거세졌다. 가시와는 좌우 측면을 교대로 파고들며 수원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후반 16분에는 페널티 지역 앞쪽에서 타나카가 날린 슛이 수원 골대에 맞고 나왔다. 타나카는 양동원 골키퍼가 전진해있는 것을 보고 살짝 띄워찼지만, 크로스바에 맞고 나와 수원은 추가 실점을 면했다.
수원은 후반 19분 정대세가 상대 수비에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따냈다. 정대세는 직접 페널티킥에 나섰지만, 허공 높이 띄우는 실축에 그쳐 수원 입단 후 첫 골 찬스를 놓쳤다.
수원은 후반 27분, 이날의 세 번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정대세가 상대 수비를 등지고 돌아서는 과정에서 밀려 넘어져 얻어낸 것. 교체 투입된 스테보가 침착하게 왼쪽 구석으로 밀어넣어 3번째 시도 만에 이날의 유일한 페널티킥 골을 따냈다.
3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수원삼성(한국)과 가시와레이솔(일본)의 H조 경기에서 가시와레이솔에 5번째 골을 허용한 수원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하지만 가시와는 이어진 반격에서 이날의 5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장 한쪽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서포터즈들을 열광시켰다. 이번에도 수원 수비진의 실수가 문제였다. 왼쪽 수비 진영에서 가시와에 공을 빼앗긴 것. 첫번째 슛은 양동원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뒤쪽에서 달려든 구리사와가 다시 수원 골문을 갈랐다.
수원은 후반 종료 직전 정대세가 이 날의 4번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정대세는 또다시 골대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는 실축으로 경기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팬들을 절망시켰다. 수원은 남은 시간 한 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총반격에 나섰지만, 가시와의 수비에 막혀 추가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수원은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가시와의 반격에 6번째 골까지 내주며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김창수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구도가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했다. 양동원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야속하게도 공은 양동원의 손에 맞고 골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결국 수원은 ‘페널티킥 4번 중 1번 성공’이라는 치욕적인 기록과 함께 2-6로 완패했다. 구도-다나카-구리사와에게 각각 2골씩 허용하는 진기록의 희생자에도 함께 처했다.
수원|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