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코드를 자극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위쪽)과 ‘개그콘서트’의 코너 ‘나쁜 사람’의 한 장면. 사진제공|KBS
■ 드라마·예능 프로 ‘웃픈’ 코드 대세
드라마 ‘직장의 신’ 삼포세대 현실 풍자
‘개콘-나쁜 사람’선 슬픈 사연인데 웃겨
‘푸른거탑’ ‘나 혼자…’도 남자들 대공감
우리네 ‘웃픈’ 현실, 시청자들 감정이입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왜? 내 얘기니까!’
1일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은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새로 시작되는 월화극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직장의 신’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88만원 세대’의 고충,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 등 씁쓸한 현실을 코미디와 버무렸다. 정규직인 오지호를 골탕 먹이는 계약직 사원 김혜수의 연기를 보면서 크게 웃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는 전개가 젊은 세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제작사 KBS 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이 시대를 사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실제 내 얘기’ 같은 공감이 중요하다. 상사에 대한 통쾌한 복수나 희망 찾기에 대한 감정 이입도가 높다”며 “드라마의 맥락이 SNS를 통해 젊은층에서 자주 회자되는 ‘웃픈’ 현실에 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웃픈’ 코드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를 통해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인기 코너로 자리 잡은 ‘나쁜 사람’과 ‘미필적 고의’는 각각 ‘생계형’ 도둑과 배달원의 슬픈 사연을 개그로 승화시키며 호응을 얻고 있다. ‘나쁜 사람’은 3월31일 방송에서 22.5%(닐슨코리아 집계)로, 가장 높은 코너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케이블채널 tvN 시트콤 ‘푸른거탑’도 ‘웃픈’ 코드의 대표 주자다. 군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군필자들에게는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내고, 군 생활을 체험해보지 않은 여성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들의 고독한 생활을 통해 웃음을 전하고 있다. 출연자인 방송인 노홍철, 배우 김광규, 이성재, 가수 김태원, 데프콘, 서인국은 함께 모여 외로운 밤을 보내고, 생활 정보를 공유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