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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 개성공단 진입 불허]北, 독일과 약속은 꼭 지키는 이유는

입력 | 2013-04-04 03:00:00

朴대통령,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벤치마킹 모델로 北-獨 관계 꼽아
獨, 北이 약속 깨면 반드시 페널티… 먼저 선의 베풀되 배신하면 응징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은 독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며 북한-독일 관계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은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외교부 통일부 합동 업무보고에서“독일은 북한과 협력사업을 진행할 때 서로 지키기로 한 약속을 북한이 깨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북한이 ‘독일과의 약속은 절대 깨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신뢰가 중요하다. 일관성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 북한이 잘못했을 때 ‘대가를 치르겠구나’ 하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하나라도 약속을 안 지키면 독일과의 관계가 파탄난다는 걸 북한이 잘 알아 독일의 대북 지원 등이 신뢰를 바탕으로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 인사는 “독일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쌓인 신뢰관계를 말한 것”이라며 “북-독 관계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핵심 개념의 기반이 되는 중요 사례”라고 말했다. 한 당국자도 “북한이 한국이나 국제사회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이를 정당화하거나 자기 마음대로 하게 둬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와 통일부는 북-독 관계의 실제 사례를 본격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대북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먼저 선의를 베풀되 북한이 약속을 저버리고 배신하면 응징하고 선의로 화답하면 협력을 이어가는 ‘팃포탯(tit for tat)’의 상호주의 측면이 강하다”고 해석했다. 이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서독이 동독에 취한 협력 방식과도 같다. 독일 전문가인 김영희 전 주세르비아 대사는 “북-독 관계는 동서독 관계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며 “서독은 동독에 경제지원을 하되 동독이 동독 주민의 서독 방문 범위를 넓히는 등 상응하는 조치를 함께 취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협력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사는 “독일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와는 외교관계를 맺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북-독 관계 벤치마킹’ 발언은 북한이 2일 영변의 5MW급 흑연감속로 재가동 등을 선언하며 2007년의 6자회담 합의를 깬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부는 이를 당면한 위협의 측면보다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면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독일은 2001년 북한과 수교한 이래 2005년 약 170만 유로, 2006년 약 120만 유로, 2008년 약 255만 유로를 지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슈테판 드라이어 주한 독일문화원장이 최근 북한을 방문했고 기민당 소속의 위르겐 클림케 독일 연방 하원의원이 5월 인도적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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