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입국한 이혁철씨…관계기관 진상조사 중
우리나라에 정착해 살던 20대 남성 탈북자가 어선을 훔쳐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월북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지난 3월 6일부터 대북 경계태세가 한 층 강화된 상황에서 이뤄진 일이라 군이 대북 경계태세의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탈북자 이혁철 씨(28)가 연평도에서 어선(9t·진흥3호)을 훔쳐 3일 오후 10시49분께 NLL을 넘어 월북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씨는 북한을 탈출해 2007년 3월20일 국내에 입국해 정착했다. 그는 2개월 전에 연평도로 들어와 꽃게잡이 어선인 진흥3호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입북하고 또다시 탈북했다가 입북하는 등 한국에 정착하기 전까지 과거 4차례나 탈북과 입북을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어선은 주간에 어업활동을 마친 후 부두에 정박한 상태였다"면서 "꽃게잡이 선원인 이 씨가 밤에 어선을 불법으로 탈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보통 어선이 항구에 입항하면 어선통제소에 엔진 키를 맡겨야 했는데 최근 선주가 관리하는 것으로 바뀌어 어선에 키가 꽂혀 있었다"고 전했다.
선주는 북으로 향하는 이 씨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돌아오라"고 종용했으나 이 씨는 폭언을 하며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평소 선주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어선이 우리 레이더망 사각지대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초병이 배가 나가는 것을 봤지만 어황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일찍 출항한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은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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