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연평도에서 배 훔쳐 北으로
남한에 정착해 살던 탈북자가 훔친 어선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월북했다.
군 당국은 4일 “탈북자 이혁철 씨(28)가 연평도에서 어선(9t급 진흥3호)을 절취해 3일 오후 10시 49분경 NLL을 통과해 월북했다”고 밝혔다. 과거 4회에 걸쳐 제3국으로의 탈북과 재입북을 반복하다가 2007년 3월 한국에 들어온 이 씨는 두 달 전 꽃게잡이 선원으로 일하기 위해 연평도에 들어왔다. 이 씨는 3일 부두에 정박 중인 어선에 엔진 키가 꽂혀 있자 이를 그대로 몰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초병은 3일 오후 10시 31분 이 씨가 탈취한 어선이 부두에서 나와 이동하는 것을 포착해 연평부대 상황실에 보고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에 군 당국이 경계 태세를 강화했음에도 NLL을 통한 월북을 막지 못한 것을 두고 군의 경계 태세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군 안팎에서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4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그런 일이 발생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