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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사람 눈보며 연기하는 게 어색”

입력 | 2013-04-06 07:00:00

송혜교는 상대역 조인성을 두고 “내가 본 남자배우중 최고의 열정과 에너지를 가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성 기자


“저러다 둘 다 죽겠다!” 최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편집자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만큼 주인공 조인성과 송혜교는 이번 작품에 출연하면서 감정 소모가 컸다. 매회 한 번은 꼭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쏟았다. 각각 제대 후 첫 작품, 4년 만의 컴백이라는 기대와 압박 속에서 이들은 추웠던 늦겨울, 따뜻한 사랑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송혜교의 벚꽃엔딩…그 후

오영 역에서 빠져나오는데 시간 좀 걸릴듯
조인성은 내가 본 남자배우중 최고 열정남
난 ‘무대포 스타일’…결정하면 반드시 실천

모든 감정을 소진했다. 울고 또 울었다. 한 번 터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쉬는 중에도 넋을 놓고 울었다. 지난해 11월부터 3월까지 배우 송혜교(31)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오영을 연기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내 감정을 다 빼낼 정도로 몰입하는 순간이 많았다. 아마도 오영에서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라며 고개를 갸웃거린 송혜교는 “지금은 사람의 눈을 보며 연기하는 게 어색하다. 이 또한 벗어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영은 시각장애를 안고 있는 상속녀. 송혜교는 눈동자의 움직임 없이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한 채 연기했다. 촬영 전 주변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연기는 마지막까지 숙제였고 물음표였다. 우려와 달리 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는 성공. 하지만 송혜교는 ‘운’이라고 했다.

“타고난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노력을 해야 뭔가를 해낼 수 있다. 노력을 해도 박자가 어긋나는데 이번만큼은 작품, 캐릭터, 상대배우, 연출자, 작가, 스태프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배경으로 송혜교와 조인성이 키스를 나누며 ‘그 겨울’은 종영했다. 사진출처|방송화면 캡처


상대역인 동갑내기 조인성에 관한 얘기에 “2004년 처음 알게 됐다”는 그는 “사석에서 만날 기회가 많았지만 일로는 그렇지 못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내가 본 남자배우들 중에 최고의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 찬 배우다. 제대하고 첫 작품이어서 연기에 대한 배고픔이 있었던 것 같다. 연기 욕심도 많고. 상대배우를 너무도 잘 배려해준다.”

스스로 ‘무대포’ 스타일이라는 송혜교는 결정하면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여행을 가더라도 미리 준비하지 않고 일단 떠난다. 주변에서 말려도 본인이 하고 싶은 작품이면 달려간다.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 때, 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30대에 이 작품을 만나 다행이다. 20대였다면 이런 연기를 할 수 있었을지 잘 모르겠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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