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환자 유치땐 순익 3억… 해외 나가 치료하니 12억으로”
○ 국내가 아니라 해외로 눈 돌리는 의료한류
선병원처럼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이 큰 성과를 내는 중이다. 본보와 정부가 지난해 3월 시작한 ‘의료수출 프로젝트’의 1년 성과를 잠정집계했더니 25개 병원이 해외진출을 통해 5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국내 모든 병원이 해외환자를 유치해서 거둔 진료수익(약 2391억 원)의 21%에 가깝다.
정호원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은 “한류 1세대가 전자제품, 2세대가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이라면 3세대는 의료분야”라며 “의료관광객 유치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므로 의료수출이라는 시즌2로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지난해 15만 명. 2009년에는 약 6만 명이었다. 문제는 환자의 3분의 2가 미국 중국 일본 출신으로 특정 지역 위주라는 점이다. 또 환자 유치로 인한 열매는 대형 병원에 집중된다. 그나마 브로커가 진료비의 20∼50%를 수수료로 챙긴다.
베트남 호찌민에 진출한 JK성형외과의 백혜원 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현지 병원에서 구순구개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호찌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동우 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개발팀장은 “이대로라면 해외환자 유치 성장세가 5년 안에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해외환자 유치보다 수익이 크다는 점에서 의료수출을 의료한류의 새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이유다.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국가가 많고 의료수가 역시 국내보다 높은 곳이 많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활동하는 성형외과는 매출의 50% 이상을 수익으로 거둔다. 한국을 찾는 의료관광의 수익은 매출의 10∼20% 정도. 소규모 투자와 아이디어로 해외진출의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병원 건물을 새로 짓지 않는 ‘병원 안의 병원(Hospital in hospital) 모델’도 늘어난다. JK성형외과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한푹 병원의 성형외과 부문 운영권을 따내 JK-한푹병원을 운영 중이다. 현지 병원의 신뢰도와 한국의 의료기술을 접목시킨 ‘저비용-고효율’ 모델로 꼽힌다.
호찌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