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태권V’ 동상2005년 탄생 30주년 앞두고 제작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입구에 있는 ‘로봇 태권V’ 동상. 남산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며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제공
‘로봇 태권V’는 1970, 80년대 만화영화의 인기 캐릭터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V…”를 부르던 그때의 추억에 젖고 싶다면 여의도 대신 남산으로 가면 된다.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입구에서 태권V 동상을 만날 수 있다. 높이 3.5m, 무게 약 1.5t의 이 동상은 태권V 30주년을 1년 앞둔 2005년 애니메이션센터가 자체 제작했다. 1976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태권V 영상만 보고 만든 탓에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섬세한 태권 동작을 구사해야 하는데 관절 부위가 제대로 표현돼 있지 않기 때문.
태권V는 2006년 대한민국 로봇 1호로 등록증을 받았다. ‘로봇번호 760724-R060724, 주소는 대한민국 태권브이 기지, 군사용 로봇으로 분류된다. 제원은 높이 56m, 중량 1400t, 파워 895만 kW, 속도는 보행 시속 20∼30km, 주행 시속 300km, 비행 속도는 마하 1.2.’
조종사 훈이가 위급한 상황에서 3번 단추를 누르면 태권V는 훈이의 태권도 동작을 그대로 따라한다. TV 오락프로그램에서 감정한 태권V의 실력은 공인 3단 수준. 돌개차기(회전 앞돌려차기) 등 태권V의 주요 품세가 3단의 수준과 비슷하다. 국기원에서는 태권V에게 4단 명예단증을 선물하기도 했다.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일단 신장은 태권V(56m)가 마징가Z(18m)보다 절대 우세. 싸움 스타일은 판이하다. 마징가Z가 로켓주먹 등 다양한 무기를 바탕으로 원거리 공격을 즐기는 반면 태권V는 근접전을 선호하는 인파이터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