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 수능, 현장의견 듣고 8월前 결론낼 것”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4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대담에서 “공교육 본래의 목표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엇을 잘할지 찾아가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채널A 화면 캡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학업 성취도 일변도에서 탈피해 아이들이 행복과 흥미를 느끼도록 교육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수능을 비롯한 입시제도를 다각도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서 장관은 교육부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교육관료 출신 수장이 됐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서 장관을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채널A는 8일 오전 7시부터 30분간 ‘박근혜 정부의 청사진-신임 장관에게 듣는다’ 코너에서 서 장관과의 대담을 방영한다.
“차관까지 29년간 교육정책을 했다. 최근 5년은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지방대를 운영했다. 교육부를 떠난 동안 교육정책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어 유익했다. 전문성과 다양한 시각을 살리겠다.”
교육부는 2015학년도 입시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입학사정관 전형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학 입시가 변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택형 수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현장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 입시는 여러 요소가 얽혀 있어 수능, 입학사정관, 학교생활기록부 평가 방식, 논술을 다 들여다봐야 한다. 선택형 수능 자체를 손대야 할지, 다른 부분을 고치면 될지 검토해 8월 이전 발표하겠다.”
“부실 대학 구조조정은 당연하지만 과연 부실 대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획일적인 양적 지표로 평가하면 안 된다. 설립목적, 유형, 지역 등 개별 대학의 특성을 반영하고 교육의 질에 중점을 두는 평가로 바꿔야 한다.”(교육부는 대학발전기획단을 꾸려 구조개혁 및 평가체제 개선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5월 중 기존 대학구조개혁 틀의 성과와 문제점을 분석해 새로운 모델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 정부에서 교육부와 일부 교육감이 계속 갈등을 빚었는데….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갈등이 증폭되면 학생들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자주 만나서 협력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
―갈등이나 교육감 비리의 원인을 직선제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교육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선생님이다. 구상 중인 교원 정책은….
“학부모에게 먼저 부탁드리고 싶다. 자녀들이 선생님의 말을 옳다고 생각하고 따르는 일이 교육적으로 중요하다. 선생님이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교원 평가는 중복 평가로 인한 피로감을 덜고 수업과 학생 지도를 잘하는 교원이 우대받도록 바꿔 2014년부터 시범 적용하겠다.”
―남북 긴장이 고조되는 중인데 통일에 대한 준비는….
“통일 교육, 한걸음 나아가 다문화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다른 문화의 학생들과 어울리는 능력을 키우는 정책을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한다.”
서 장관은 교육부를 떠난 동안 이명박 정부의 경쟁 중심 교육을 자주 비판했다. 진로와 창의인성 교육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자유학기제 기간에 사교육에 쏠릴 거라는 우려가 있다.
“공부 잘한 학생이 대학까지 졸업한 뒤에 방황하는 사례가 많다. 자녀가 학교 다닐 때 좋아하는 걸 찾아가도록 돕는 게 부모의 첫 번째 역할이다. 교육 정책을 이런 취지로 시행하는데 자녀를 학원으로 보낸다면 자녀 행복에 도움이 안 될 거라 본다.”
―이거 하나만큼은 꼭 당부하고 싶다는 말이 있다면….
“사회가, 인류 전체가 정말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우리가 자랄 때를 생각하고 자녀를 키우면 안 된다. 과거는 달달 외우면 되는 사회였지만 이제는 평생 새로운 걸 배워야 하는 시대다. 인성과 창의성을 기본으로 끊임없이 배우며 살아가는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 중요하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