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줄었다’, ‘전력이 하향평준화됐다’는 등 시즌 초반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아직 팀별로 고작 10경기도 치르지 못했으니 반전의 여지는 충분하지만, 시작이 좋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네요. 쌀쌀한 봄 날씨 탓도 있겠지만, 예년보다 썰렁한 관중석을 바라보며 선수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야구계의 뒷얘기를 전해드리는 ‘톡톡(Talk Talk) 베이스볼’, 이번 주에는 벌써부터 약점을 잡힌 한화와 NC의 얘기부터 시작합니다.
동네북 된 한화와 NC
○…NC와 한화의 연패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시즌 초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어요. 개막 일주일이 넘도록 승리 소식 없이 각각 5연패, 7연패를 당하면서 두 팀이 리그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NC와 한화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하지만, 타 팀 투수들에게 두 팀은 벌써부터 ‘승수쌓기의 제물’이란 말마저 나오고 있어요. 전력차가 워낙 크다 보니 대부분의 투수들이 NC 또는 한화와의 경기 등판을 원하고 있다는 말인데요. A팀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내색은 하지 않지만…”이라며 은연중에 두 팀이 ‘동네북’이 됐다는 사실을 털어놓더군요. 타자들도 NC와 한화를 상대로 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고요. B팀 관계자는 “4강에 가기 위해선 NC와 한화를 상대로 최대한 많이 승수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더군요.
○…“개만두 아십니까. 저, 개만두 됐습니다. 개만두!” 삼성 배영수는 7일 대구 NC전을 앞두고 자신에게 ‘개만두’라는 별명이 새로 생겼다며 웃었습니다. ‘개만두’란 바로 ‘개막전 만루홈런 두 방’의 줄임말인데요. 배영수는 지난달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1회 오재원, 4회 김현수에게 잇달아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무려 8실점을 했죠. 개막전 만루홈런 2방은 사상 최초의 기록이기도 했습니다.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정상에서 벼랑 끝까지 떨어져봤던 투수답게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그는 “그날 잠 잘 잤다”면서 “박찬호 선배도 ‘한만두’라는 별명이 있지 않느냐. 야구하다보면 별의 별 기록이 다 나온다”며 웃더군요.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인 1999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한 이닝에 만루홈런을 2방이나 맞았는데, 그것도 같은 타자(페르난도 타티스)에게 허용해 ‘한만두’라는 별명이 붙었죠. 배영수가 스스로 “나는 개만두”라고 떠들고 다니는 모습을 본 삼성 관계자들은 “멘탈은 따라갈 선수가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군요. 배영수는 결국 NC전에서 선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개만두’의 굴욕을 깨끗이 씻었습니다.
롯데-NC의 ‘과자전쟁’
○…롯데 최하진 사장은 지난 2∼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롯데가 기분 좋은 3연승을 거뒀지만,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원인은 귀빈실에 들어온 과자 때문인데요. 최 사장은 “우리는 사직구장에서 경품 마케팅을 할 때 KIA 자동차를 썼다”며 ‘동업자 정신’을 문제 삼았습니다. 당시 마산구장에서 NC가 귀빈실 등에 제공한 과자에 롯데 상품이 하나도 없었던 모양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최 사장은 “자꾸 롯데와 NC를 두고 형님, 동생이니 하는데 나이차가 30살이나 나는데 무슨 형님, 동생이냐? 아버지하고 아들이지. 사실 롯데와 NC는 겹치는 경쟁사업도 없다”며 라이벌 구도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롯데 내부적으로는 NC에 대해 줄곧 무관심 전략을 폈는데, 구단 수장으로서 최 사장은 앙금을 감추기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오뚝이’ 한화 임세업과 삼성 조동찬의 우정
스포츠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