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경찰서는 8일 헤어진 여자친구 A 씨(21)가 다시 만나주지 않자 그녀의 알몸 사진과 개인정보 등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위반)로 김모 씨(24·전직 회사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학 선후배인 두 사람은 2년 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12월 김 씨는 부산 동래구 자신의 집에서 A 씨와 성관계를 가지면서 이를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했다. 김 씨는 자신의 얼굴은 찍지 않고 여자친구의 얼굴은 동영상에 그대로 등장하게 했다. 여자친구가 잠든 틈을 타 중요 부위를 사진 찍기도 했다.
올해 초 A 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김 씨는 돌변했다. 김 씨는 동영상 2개와 알몸 사진 10여 장을 협박도구로 이용했다.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수차례 협박했다. 참다못한 A 씨는 지난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사실을 안 김 씨는 국내 유명 음란사이트에 A 씨 알몸 사진과 이름 나이 직장 전화번호까지 올렸다. 이를 보고 전화를 걸어온 수많은 남자 때문에 A 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돈을 뜯어낸 남성도 있다. 보험사 직원 B 씨(32)는 2010년 10월부터 C 씨(26·여)를 만났다. 지난해 7월 B 씨는 C 씨와 동남아 휴양지로 여행을 떠났다. C 씨는 남자친구의 계속되는 요구에 성관계 동영상을 함께 찍었다. 지난해 10월에도 서해안으로 여행 가 두 번째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 B 씨는 C 씨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돈을 뜯어냈다. 결국 2000여만 원을 빼앗긴 B 씨는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는 D 씨(27)는 만나는 여자친구마다 알몸 사진을 찍어 인터넷 저장공간에 올렸다. D 씨가 “네가 옆에 없을 때 외로움을 달래려면 알몸 사진이 필요하다”고 계속 조르자 여자친구들은 이 요구에 못 이겨 카메라 앞에 섰다. 이렇게 그의 카메라에 저장된 여성이 여러 명이다. D 씨는 서버 ID를 친구들과 공유하며 이 사진을 돌려봤다. 단체 카카오톡 방에도 잠자리 사진을 공개해 친구들 사이에선 D 씨 여자친구들이 특정 부위를 딴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남성들은 상대 여성이 들어주지 않고는 못 배기게끔 집요하게 동영상 촬영을 요구하면서도 이를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사랑을 빙자해 원치 않는 일을 여성에게 요구하는 건 명백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건강한 성문화 교육기관인 푸른아우성 이재경 사무국장은 “협박이나 돌려보기 위한 동영상 촬영은 범죄”라고 말했다.
▶ [채널A 영상]입에 수건 물린 뒤 손톱 뽑으며…끔찍한 성매매
▶ [채널A 영상]‘성접대 동영상’ 속 별장, 어떻게 생겼나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