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특구 외자유치 차질 등 타격 클듯
북한이 8일 개성공단 운영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남북한 모두 거액의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면 남한은 입주기업의 도산, 북한은 종업원 5만여 명의 실직 등 직접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섬유와 기계·금속, 전기·전자 업종을 비롯한 제조업체 123개사가 조업을 하고 있다. 조업이 전면 중단될 경우 이들 기업은 연간 총생산액(2012년 기준 4억6950만 달러)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하루 128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에 이르는 생산 피해를 보게 된다. 연간 매출액의 손실은 약 2조 원대에 이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입주기업과 연계된 협력사 3000여 개의 피해 규모는 3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인프라 구축과 설비 투자에 들어간 돈은 통일부에서 공식 집계한 것만 약 9500억 원. 기업들이 소규모 설비 등에 쏟아 부은 금액까지 합치면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런 투자 및 생산 손실을 다 합치면 피해 규모는 최대 5조∼6조 원, 감가상각 등 변수를 감안해도 1조∼2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신원이나 로만손 같은 중견 제조업체들을 제외하고 후발 영세기업들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측은 “입주기업과 연계된 국내 하도급업체까지 계산하면 수천 개 업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1만5000여 명이 이번 중단 조치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중국 등에서 외자 유치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로 입게 될 대외적 이미지 피해는 경제적인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선 경제특구 등에도 직간접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단순히 금액만으로 따지면 남측 손실이 크지만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북측이 받게 될 타격이 더 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정은·손영일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