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위 위건에 막판 골 허용 무승부… 박지성 사실상 이적 수순 밟을듯
영국 일간지 ‘미러’는 7일(한국 시간) “토니 페르난데스 퀸스파크레인저스(QPR) 구단주가 2012∼2013시즌이 끝나면 팀 내 고액 연봉자를 정리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러는 박지성, 로이크 레미, 크리스토퍼 삼바 등을 이적 대상자로 꼽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QPR는 박지성 등 선수 영입에 5035만 유로(약 745억 원)의 이적료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큰 투자’의 효과는 없었다. QPR는 시즌 초부터 부진을 거듭하며 강등권(18∼20위)을 맴돌았다. 새로 영입한 선수와 기존 선수들의 융화가 이뤄지지 않아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QPR가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에서 2부 리그로 강등되면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다시는 1부 리그에 올라오지 못할 수 있다. 2부 리그에서는 광고, 관중 수입 등이 급격히 줄어 구단 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고 이는 팀 전력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QPR 구단은 강등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몸값이 높은 선수를 이적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일부 선수는 ‘팀이 강등되면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는 조건으로 QPR와 계약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축 선수들이 떠난 QPR가 1부 리그 승격을 위해 치열한 혈전이 펼쳐지는 2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QPR는 리그 6경기를 남겨뒀다. 강등 탈출권인 17위 선덜랜드(승점 31)와의 승점 차는 7이다. QPR의 1부 리그 잔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는 동시에 강등 경쟁을 벌이는 팀들이 부진하기를 바라야 하는 처지다. 이번 시즌 내내 부진했던 QPR와 벤치멤버로 전락한 박지성의 미래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