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강현두’ 세번째 개인전
화가로 인생 2막을 개척한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의 누드화. 베세토갤러리 제공
“정물을 빼면 주로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렸다. 한동안 하니까 좀 회의가 들더라. 누드 크로키가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선택과 집중이랄까. 20분 동안 서너 번씩 자세를 바꾸는 모델을 눈으로 따라가며 눈과 손을 훈련하는 동안 또 다른 재미에 눈떴다.”
제2의 인생으로 화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논문 쓰고 후학을 가르칠 때의 열정을 고스란히 미술에 쏟아 부었다. 취미 삼아 대충 하는 일이 아니다. 그에게 전시는 ‘뒤로 물러설 데가 없다’는 의지로 노력해온 결실을 평가받는 자리다. 사물을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작업에서 누드를 통해 느낌을 전하는 자유롭고 감성적인 작업으로 변화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기름을 먹이지 않은 전통 장판지에 먹과 파스텔, 수채물감으로 그린 누드는 생명력이 넘친다. “그림이란 것은 묘한 영역이다. 혼자 시작해 혼자 끝낸다. 논문을 써도 격식이 있는데 그림엔 룰이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든 스스로 룰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지 않은가.”
전시는 24∼30일 서울 도렴동 베세토갤러리(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8번 출구 지하 1층). 02-3662-122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