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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잘 치면… 팔등신 아니라도 되잖아

입력 | 2013-04-09 03:00:00

한국기업들은 실력보다 외모 따져… 박인비, 3년째 메인스폰서 없어
美-日기업들 앞다퉈 후원 제의 “난 한국골퍼… 한국기업과 계약 원해”




박인비는 지난해 LPGA 투어에서 상금왕과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 등 2관왕에 올랐다. 2008년 US오픈에 이어 7일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면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도 2개나 된다. 실력으로만 보면 명실상부한 한국 여자 골프의 에이스라 할 만하다.

그런데 박인비에게는 아직 프로 골퍼의 자존심이라는 메인 스폰서가 없다. 2010년을 마지막으로 SK텔레콤과의 계약이 끝난 뒤 아직 스폰서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모자 중앙에 새기고 다니는 스릭슨은 클럽과 용품 등을 제공하는 서브 스폰서다. 파나소닉과 휠라, 그리고 삼다수도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메인 스폰서 제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몇 미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스폰서를 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박인비가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골프계의 한 관계자는 “박인비는 자신이 한국 골퍼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돈을 떠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과 계약을 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상금과 초청료만으로 3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만큼 당장 돈이 아쉬운 처지도 아니다.

골프계에서는 실력보다는 외모와 몸매 등을 중시하는 한국 스폰서 특유의 선입견이 박인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1 때 미국으로 떠나 한국 무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LPGA에 뛰어들었기에 한국 내 인지도가 최나연(SK텔레콤)이나 신지애(미래에셋)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박인비 측은 지난해 말부터 몇몇 한국 기업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이번 나비스코 대회 우승으로 메인 스폰서 계약에 탄력이 붙게 됐다. 박인비는 과연 실력 하나로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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