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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침침한 눈 안녕∼ 교정렌즈 삽입해 한창때 시력 되찾는다

입력 | 2013-04-10 03:00:00

아이러브안과 ‘노안수술’
노화된 수정체 대신 특수렌즈 삽입, 작은글씨도 또렷해 보이고 반영구적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이 40대 노안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아이러브안과 제공

“체력은 아직 청춘인데 눈 때문에 진짜 노인이 된 것 같았어요.”

치과의사 김모 씨(57)는 노안(老眼) 수술을 받기 전을 이렇게 회상했다. 주말마다 등산을 다닐 정도로 활동력이 왕성했지만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 증세가 그의 레저 활동을 막았기 때문이다.

직업상 환자 치아상태를 정밀하게 살펴야 하는데 그때마다 돋보기를 꺼내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임플란트 같은 고난도 치료를 할 때 시야가 흐려져 당황한 적도 많다. ‘이제 복잡한 치료는 후배들에게 맡겨야 하나’ 하는 고민을 심각하게 해야 했다.

때마침 김 씨는 후배 의사로부터 특수렌즈를 삽입하는 노안수술을 추천받았다. 노안의 고통이 심했기에 수술 결정에 망설임이 없었다. 그는 노안 수술 후 치과의사 초년병 시절같은 활력을 되찾았다. 김 씨는 “하루라도 시뿌연 시야에서 벗어나 맑고 투명한 세상을 보고 싶었는데 다시 태어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장년층 발목 잡는 노안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초점을 조절하는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져 가까이 있는 글씨나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눈 속에 있는 모양체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난다.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는 백내장까지 동반되는 때도 많다.

전자기기 사용시간이 길어지고 기기가 갈수록 소형화되면서 40대 초반부터 노안을 겪는 이들도 적지 않다. PC 노트북 스마트폰 같은 작은 화면에 오랜 시간 눈을 고정시키면 안구는 더 많은 피로가 쌓여 활성산소 생성량이 많아진다. 이는 눈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그동안 노안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세월의 병’쯤으로 바라봤다. 완벽하게 젊은 시절의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강했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돋보기를 사용하면서 불편을 참고 지내는 사람이 많았던 이유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80세를 훌쩍 넘는 시대가 되면서 노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은퇴 뒤에도 왕성하게 노년을 즐기기 위해서는 노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수렌즈를 삽입하는 노안수술이 상용화된 것도 중장년층의 희망이 됐다. 치과의사 김 씨처럼 교수 변호사 목사 최고경영자(CEO) 등 한창 일할 나이의 중장년층 전문직 종사자들도 노안수술에 나서고 있다.

노안 잡는 특수렌즈 수술


특수렌즈 노안수술은 노화가 진행된 수정체를 제거하고 교정용 특수렌즈를 삽입하는 것이다. 특수렌즈는 통과하는 빛이 어디로부터 와도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자동 조절한다. 먼 곳과 가까운 곳 모두 잘 보이도록 설계된 것이다.

인체 성질과 적합한 아크리소프 재질을 사용해 이물감도 없다. 무엇보다 반영구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인도 받았다.

박영순 서울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장(대표원장)은 “노안, 백내장 환자에게 특수렌즈를 넣으면 5m 이상 먼 곳, 모니터 거리인 60cm∼1m 내외의 중간거리 그리고 책이나 신문을 보는 30cm의 근거리 등 모든 거리에서 시력이 좋아진다. 최근에는 빛의 산란을 크게 줄여 빛 번짐이 거의 없고 사물을 더 또렷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노안교정용 특수렌즈 수술환자 547명 중 93%가 수술에 만족감을 보였다. 환자들은 세부적으로 ‘책, 영수증 등 작은 글씨가 잘 보인다’에 10점 만점에 평균 8.67점, ‘시야가 밝고 환해졌다’ 8.25점, ‘돋보기 벗은 외모가 젊어졌다’ 8.19점 등을 줬다.

특수렌즈, 백내장까지 잡는다

특수렌즈 노안수술이 주목받는 데에는 백내장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주원 부평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최근 백내장수술을 하면서 돋보기까지 벗어버리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특수렌즈 노안수술로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년 동안 백내장 수술환자의 46%가 40∼50대일 정도로 수술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과거 라식수술을 받았던 사람들도 특수렌즈 노안수술을 할 수 있다. 노안수술은 각막을 교정하는 라식수술과는 다른 방법으로 수정체를 교체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브안과는 라식수술 경험이 있는 특수렌즈 삽입 환자 17명을 6개월 동안 분석해 2010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백내장 및 굴절학회(APACRS)에 발표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이들의 원거리 시력은 평균 0.8까지, 근거리 시력은 평균 0.7점까지 회복됐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