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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갔던 ‘신발’ 한국으로 돌아온다

입력 | 2013-04-10 03:00:00


#1. 중국에서 신발을 제조하는 A사는 최근 한국행을 결정했다. 이 회사 종업원의 월급은 평균 3270위안(약 60만 원)으로 2003년 중국 진출 때의 5배. 특히 최근에는 현지 경쟁업체가 늘면서 월급이 경쟁적으로 높아졌고, 조금이라도 월급을 더 주는 회사로 종업원들이 옮겨가 ‘구인난’까지 겪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수입비와 전기·가스비까지 감안하면 차라리 한국 내 생산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2. 중국에서 전자업체에 스마트폰 제조장비를 납품하는 청도유신기계는 기술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술개발의 핵심인 우수 인력을 중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아서였다. 결국 이 회사는 한국으로 회사를 옮기기로 했다. 이선성 청도유신기계 이사는 “비용은 중국이 싸지만 한국은 인재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중국에서 사업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U턴 기업’ 10곳과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발업체 네 곳은 부산, 전자부품·기계, 인쇄업체 세 곳은 인천, 자동차부품업체 한 곳은 대구, 금속밸브업체 한 곳은 충남, 전자부품업체 한 곳은 경북에 각각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한국에서 창출할 일자리만 1000여 개에 이른다.

이들이 돌아오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현지의 사업환경이 악화된 반면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유럽연합(EU) FTA로 인한 관세절감 효과 등 이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외 바이어들의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 선호도 U턴 결정에 한몫했다. 정부는 해외사업장을 청산하고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에 일정기간 법인세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등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에 나갔던 한국 기업이 모두 돌아올 경우 최대 51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송요한 산업부 해외투자과장은 “최근 한국뿐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비용절감을 위해 개발도상국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에서 우수 인재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자국으로 회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제조업체에서 시작된 U턴 현상이 정보기술(IT) 업체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조 부문은 모두 해외에서 아웃소싱하기로 유명한 애플도 최근 1억 달러(약 1150억 원)를 들여 PC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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