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도 시황에 따라 투자금과 목표수익률을 조정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에서 송충현 기자(왼쪽)가 관련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투자 성향이 펀드 투자에 적합하지 않으세요. 계속 가입을 진행하시겠어요?”
미루고 미루던 적립식 펀드에 드디어 가입했습니다. 결혼한 지 5개월 만, 시시콜콜 금융투자 연재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입니다. 펀드에 가입하겠다고 ‘고백’하자 평소 친하게 지내던 증권사 직원은 “아직도 가입 안 하고 대체 뭐 하고 있었던 것이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오르건 떨어지건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는 상품이라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도 크게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주가가 떨어질 때는 오히려 싸게 주식을 살 기회라고 하더군요. 그래야 나중에 주가가 오를 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겠죠. 그렇다고 해도 출렁이는 주식시장에 영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등락이 심한 날은 ‘다다다’ 다리를 떨며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창을 열었다 닫았다 할 게 뻔합니다.
저 같은 사람을 위해 증권사들은 적립식 펀드 플랜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매달 일정액을 적립하는 일반 적립식 펀드와 달리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가 투자금액, 투자기간을 미리 ‘세팅’해 두고 조절할 수 있는 게 특징이죠.
이번에 저도 적립식 펀드 플랜 서비스에 가입했습니다. 저는 코스피가 1,800 미만일 때는 국내주식형에 50만 원을 넣고 1,800∼2,000이면 국내주식형에 25만 원을, 해외채권형에 25만 원을 들겠다고 선택했습니다. 저보다 더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투자 대상을 여러 개로 잘게 쪼개고, 지수대도 더 나눌 수 있겠지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적립식 펀드가 가진 평균매입단가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평균매입단가 인하 효과란 주가가 높을 땐 적게 매수하고, 낮을 때는 많이 매수해 평균매입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말합니다. 장기 투자 시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기반이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청산할지, 원리금을 종합자산계좌에 넣고 적립을 이어 나갈 것인지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적립식 펀드 플랜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던 박준규 대리는 “어느 정도는 시장을 보는 눈이 있어야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장에서는 일반 상품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