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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남 “출연료 없이 GO! 날 믿어준 감독 위해 쐈죠”

입력 | 2013-04-10 07:00:00

18일 개봉하는 영화 ‘공정사회’에서 진한 모성애 연기를 펼친 배우 장영남. 영화에서는 처절하지만 일상에서 그의 모습은 화사하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영화 ‘공정사회’로 10년만에 여우주연상 받은 장영남

영화 ‘통증’ 내 출연분 몽땅 자른 감독
두고두고 미안했는지 ‘공정사회’ 제안
신뢰에 대한 보답, 출연료 없이 찍었죠

개봉조차 생각 안했는데 연이어 수상
목표?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면 만족

역설적인 제목이다.

전혀 ‘공정하지 않아 보이는’ 사회를 집요하게 파고든 영화는 제목을 ‘공정사회’로 택했다. 그 영화의 주인공은 배우 장영남(40)이 맡았다. “상상조차 하기 싫다”며 영화 속 상황을 꺼낸 그는 “이야기의 과정도, 그 결말도 처절해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아동 성폭력 사건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게 고발하는 영화는 장영남과 만나 무게를 더했다. 어린 딸이 당한 피해에 몸부림치는 ‘엄마’를 연기한 장영남을 보고 있으면 이 역할을 소화할 다른 배우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엄마는 최근 장영남이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맡고 있는 캐릭터. 지난해 스릴러 ‘이웃사람’, 판타지 ‘늑대소년’에서 개성이 다른 엄마로 나섰고, 두 편 모두 흥행에 성공해 그를 향한 관객의 신뢰는 두터워졌다.

장영남은 작품의 의도, 색깔, 이야기 등을 따지기보다 “오직 나를 믿어주는 감독에게 보내는 신뢰”로 ‘공정사회’(감독 이지승)에 합류했다. 출연료를 받지 않았다. 영화는 제작비 5000만원, 9일간 촬영으로 완성됐다. 감독도, 배우도 개봉과 상업적 성과에 기대를 걸지 않았다.

“영화 ‘통증’에 출연했는데 개봉하고 보니 내 분량이 몽땅 잘려나갔더라. 그때 프로듀서였던 감독이 미안하다면서 연출 데뷔작으로 준비하던 ‘공정사회’를 제의했다. 믿어주는 감독이 있는데 돈보다 신뢰가 중요하잖아. 개봉? 생각도 안했다. 그런데 상까지….”

뜻밖의 성과는 연이어 나왔다. ‘공정사회’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았고 장영남은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올해 미국 어바인국제영화제에서는 여배우상을 차지했다. 연극으로 시작해 2004년 ‘아는 여자’를 통해 영화로 무대를 옮기고 꼭 10년 만에 거둔 성과들이다.

“연기하면서 늘 ‘맞나?’ ‘잘했나’ ‘이게 맞나’라고 묻고 고민한다. 우린 늘 평가받는 입장이니까. 연기, 배역 욕심보다 ‘장영남을 보면 질려’ 그 소리만 듣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장영남은 스스로 “연극으로 젊은 시절 호사를 누렸다”고 말할 정도로 ‘서툰 사람들’ 등 대학로 인기 연극의 주연을 도맡았다. 영화 ‘헨젤과 그레텔’, ‘7급공무원’ 등을 거쳐 요즘은 드라마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한다. 8일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새로운 출연작이다.

장영남은 “나에겐 터닝 포인트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대신 출연작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경력과 경험의 힘이 축적되는 “키핑 포인트가 있다”고 말했다.

“작품수가 늘면서 조금씩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 그 정도 평가면 만족한다.”

장영남은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2’ 촬영도 앞뒀다. 주인공 김우빈의 엄마로, 시련을 겪고 사는 인물을 연기한다. “아직 엄마가 돼 보지 않아서 연기할 때면 우리 엄마를 떠올린다”는 그는 현실에서 아직 ‘신혼’이다. 2년 전 7살 연하의 남편과 결혼한 장영남은 아이를 두지 않고 여전히 신혼생활을 즐긴다. ‘공정사회’ 시사회에선 남편을 향해 공개적으로 애정 표현을 해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닭살’ 커플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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