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4 재보선 바닥 민심 르포
아파트 상가 돌고…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9일 상계동의 한 아파트 상가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선거사무소 열고…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오른쪽)와 부인 강경애 씨가 9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취재팀이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대체로 안 후보의 승리를 점치면서도 의외로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많이 내놨다. 당초 싱거운 게임이 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북한의 전쟁 위협 수위가 갈수록 올라가면서 안보위기 의식을 느낀 50대 이상 유권자가 여당 후보 쪽으로 결집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것. 미디어리서치의 1일과 3일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각각 15%포인트, 20%포인트의 큰 차로 앞섰지만 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40.3% 대 38.3%로 격차가 좁아졌다.
젊은층에서는 ‘안철수 식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큰 분위기다. 9일 만난 주부 박모 씨(38)는 “재래시장을 자주 찾는 안 후보가 시민과 사진도 찍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 호감이 간다. 당선되면 서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펼 것 같다”고 기대했다. 만화가 김모 씨(27)는 “새 정치를 할 사람 아니냐. 연고가 없는 곳에 출마했지만 안철수니까 용인이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지역 선거가 아니라 전국 선거다. 노원에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게 새 정치를 시작하는 길이라는 안 후보의 주장이 유권자의 피부에 와 닿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오후 5시 반경 안 후보가 상계동 선거캠프 개소식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섰을 때는 지나가던 20, 30대 2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안 후보와 악수를 하고 사진도 찍으며 승리를 기원했다. 주부 한모 씨(32)는 “민생을 살리기 위해 기존 정치인과 다른 접근을 할 것 같다”며 “노원에서 당선돼 확고한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도 최근 분위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쉬운 선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을 돌아다녀 보니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고 했다. 허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적극적 투표층인 40대 후반에서 70대의 절반 이상이 허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여전히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부인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에 대한 지지표로 연결될지는 불투명해 보였다. 컴퓨터 수리업체 직원 박모 씨(38)는 “노 전 의원만 아니었으면 안 후보를 지지했을 텐데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한 분의 부인이 출마해 고민된다”고 했다. 대학원생 김모 씨(27)는 “노 전 의원은 공익을 위해 일하다 의원직을 빼앗긴 만큼 김지선 후보에게 마음이 간다”면서도 “사표(死票)가 될 수 있어 여론조사 추이에 따라 안 후보를 찍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 소상공인위원회 관계자는 “노원구에서 오래 생활한 노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안타까워하는 여론이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세대별 투표율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장년층 투표율이 매우 높게 나오고 젊은층 투표율이 낮아질 경우 박빙 승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학생 황모 씨(26)는 “언론에서는 관심 있는지 몰라도 선거 분위기는 그다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준일·김호경·최지연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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