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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인터뷰 “국회서 틀어지면 아무일 못해… 野와 소통 먼저”

입력 | 2013-04-10 03:00:00

■ 5년만에 黨상임고문으로 복귀한 서청원 前대표




새누리당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임기 초 여당은 야당과의 대화에 그야말로 낮은 자세로 ‘올인(다걸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여권 내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중진인 ‘풍운아’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70)가 친정인 새누리당으로 돌아왔다. 새누리당이 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 전 대표를 복당시켜 당 상임고문에 위촉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18대 총선을 앞두고 낙천하자 2008년 3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5년 만이다.

서 전 대표는 자신이 만든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공천헌금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2010년 12월 가석방된 데 이어 1월 복권되는 등 이명박 정부에서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지금까지 당 밖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수시로 정치적 조언을 해 오다 이제부턴 당내에서 공식적으로 조언할 위치에 선 서 전 대표를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아직도 만나는 사람이 좀 있다”며 일정을 시간 단위로 쪼개 쓰고 있었다.

―5년 만의 친정 복귀인데 소감이 어떤가.

“(복당하기 전까지) 뭐라 말하기 어려운 심정이었는데 다시 돌아와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런데 여권 사정은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 난항이 보여 주듯 여야 간 불통이 심각하다.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지나치게 여당에만 맡긴 측면이 있다. 청와대든 정부든 직접 야당과 대화하고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했어야 했는데 근본적으로 대화가 너무 부족했다. 청와대도 한두 번에 그치지 말고 여야 대표를 끈질기게 초청하려고 노력해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4월 임시국회가 정말 중요하다. 새 정부의 공약을 담은 주요 법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진심 어린 대화에 나서야 한다.”

―박 대통령의 소통 노력도 부족했다고 보나.

“여권 전반이 부족했다고 봐야 한다. 특히 임기 초 여당은 야당과의 대화에 그야말로 낮은 자세로 ‘올인(다걸기)’해야 한다. 서로의 문제도 이해하고 상처가 있으면 보듬어 주면서 생기는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해야지, 지금은 별 신뢰도 없는 상황에서 일 이야기부터 한다. 국회에서 틀어져 버리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을 정부 여당이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요즘 새누리당을 보면 과연 집권당인가 싶을 정도로 무기력해 보인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다고 보나.

“지난해 대선까지는 그렇지 않았는데, 정치적 치열함이랄까 이런 게 좀 아쉽다. 아무래도 요즘 정치 이슈가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등 민생 관련 이슈로 옮겨지다 보니 그런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런 민생 이슈들도 의원들이 각자의 자리와 선수(選數)에 맞게 치열하게 해야 할 몫이 있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정치적 치열함과 박근혜정부를 만든 정권 창출 세력으로서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사 참사’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

“초기 인사에서는 내가 봐도 좀 문제가 있었다. 국민 관점에서는 ‘어떻게 저런 사람이 나왔나’ 하는 인식을 갖게 하는 사람이 지명된 적도 있다. 특히 해외에서 무슨 계좌를 운용했다는 사람(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은 제안이 왔어도 스스로 사양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이 실망한 것은 맞다. 하지만 초기의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앞으로는 서서히 교정하고 잘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북핵 위기 사태에서 박 대통령이 보여 준 일련의 대처를 보면 역시 대단한 내공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습 과정을 거쳐 빠른 시간 내에 고쳐 나갈 것으로 본다.”

―상임고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내가 뭐를 드러내 놓고 할 생각은 없고 단지 5년 만에 다시 돌아간 친정에서 후배 의원들과 수시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고충도 들어 주고 필요하면 정치적 조언도 해 주려고 한다. 그런 역할은 내가 자임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정치적 공감대, 가치 공유도 생기지 않을까?”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