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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훈풍… 日 부도기업 21년 만에 최저

입력 | 2013-04-10 03:00:00

대기업, 설비투자용 회사채 발행 러시




대대적 양적완화를 앞세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가 오랜 침체에 빠졌던 일본 실물경제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기업들은 설비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등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려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2위 자동차업체인 닛산자동차와 최대 통신회사인 NTT는 이달 중 각각 1000억 엔(약 1조1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닛산자동차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2011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 오사카(大阪)권의 긴기일본철도와 제분 대기업인 니혼제분도 각각 400억 엔과 100억 엔의 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최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는 내년으로 예정한 3400억 엔 규모의 설비 투자를 위해 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일본은행의 양적완화로 하락한 장기금리를 활용해 설비 투자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신문은 “엔저 등으로 실적 개선을 앞둔 기업들이 투자 적기를 모색해왔다. 조달 자금이 설비투자와 결합하면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길거리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현행판단지수도 57.3으로 5개월 연속 개선돼 2006년 3월과 같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50이 넘으면 경기가 좋다고 보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자동차 부품업체 등 수출 관련 중소기업은 “수주가 늘고 있다”고 답했다.

도산 기업 수도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동향조사 회사인 도쿄 상공리서치에 따르면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기업 도산 건수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1만1719건으로 1991년 이후 가장 적었다. 3월 도산 기업 건수는 작년 같은 달 대비 20% 감소했다.

자신감을 얻은 아베 총리는 농민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7월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본격 참여할 방침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