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규모 경기 1500명-인천 100명… 학생들도 취업률 높은 현지실습 원해대학, 안양캠퍼스는 학부생 중심으로… 인천캠퍼스는 대학원 위주 개편 논의
국립 경인교대 인천캠퍼스. 대학 측이 인천캠퍼스 재학생수를 줄이는 대신 경기 안양시에 있는 경기캠퍼스 인원을 늘리자 인천지역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경인교대 제공
허 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원룸 30개가 거의 찼었는데, 요즘엔 절반도 못 채우고 있다”며 “이제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분식집 주인도 “장사한 지 3년 만에 매출이 이처럼 줄어든 적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인교대는 2005년부터 인천캠퍼스 외에 경기 안양시 삼막로의 경기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 측은 경기지역의 초등학교 교원 채용률이 인천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경기캠퍼스의 학생 정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양 캠퍼스 재학생 비율이 50 대 50을 유지했으나 올해엔 1학년 전체와 4학년 학생 절반만 인천캠퍼스를 다니고 있다.
이 의원은 “경인교대가 60년간 터전을 닦은 인천을 슬그머니 떠나려 한다”며 “대학 내 밀실논의를 통해 인천캠퍼스를 비정상적으로 운영해놓고 엉뚱한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경인교대는 각계 전문가를 참여시킨 ‘경인교대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절충점을 찾고 있다. 대학 측은 이 위원회를 통해 캠퍼스 운영방안으로 ‘2+2체제’와 ‘4+4체제’를 제안한 상태다. ‘2+2’는 1·2학년은 인천캠퍼스에서, 3·4학년은 경기캠퍼스에서 각각 수업을 받는 것이다. ‘4+4’는 1∼4학년을 절반씩 나눠 양 캠퍼스에서 교육하는 것인데, 이럴 경우 대학운영비가 연간 48억 원가량 더 든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학 측이 추가 운영비 중 절반 정도에 대한 시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재정난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인교대는 ‘캠퍼스 기능별 특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년 분리 운영’이나 ‘이중 캠퍼스 운영’ 등 비정상적인 방식을 청산하고 경기캠퍼스를 학부생 위주로, 인천캠퍼스를 대학원 위주의 ‘글로벌캠퍼스’로 키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인교대 김진종 기획연구팀장은 “초등 교원을 뽑는 수가 경기도에선 매년 1500명, 인천에선 100명 정도”라며 “학생 대부분이 교원 수급이 원활한 경기도에서 공부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경향은 취업률이 높은 경기도에서 실습학교를 배정받을 경우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경인교대 인천캠퍼스의 대학 기능을 제대로 유지시키기 위한 간접적인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 경기도는 경인교대 경기캠퍼스를 안양에서 수원의 서울대 농대 자리로 이전시키려 하는 등 다소 공세적인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서울대 농대 용지와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간의 자산교환 협상을 매듭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