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일 경계 태세 강화
군은 동·서해에 해군 이지스함 3척을 모두 배치해 북한의 이동식미사일 발사차량(TEL)이 식별된 동해안 지역을 집중 감시했다. 최대 탐지거리가 500km인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가 북한 전역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샅샅이 훑었다. 공중에선 공군의 조기경보통제기가 북한의 핵과 미시일 기지를 노려봤다. 이 항공기에 탑재된 첨단 레이더는 항공기와 미사일 등 북한 전역의 상공을 비행하는 1000여 개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다.
○ 취약시간대 도발 가능성 배제 못해
군 당국은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뿐만 아니라 스커드(단거리)와 노동 미사일(준중거리)까지 한꺼번에 발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한국과 미국, 일본의 관심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태평양의 괌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둔 무수단 미사일,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까지 동원한 ‘동시다발적 무력시위’로 한반도 주변 강국들을 대북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남북, 북-미 대치가 강대강(强對强) 국면으로 전개되자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오기를 부리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첨단 전력을 한국에 잇달아 배치하고 한미 방위공약을 강조하는 등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맞불 전략’을 펴는 미국을 겨냥해 충격요법의 강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북한의 발사 가능성과 함께 일본 정부의 요격시스템 가동 여부에도 쏠려 있다. ‘미사일 파괴 명령’을 발동한 일본은 북한이 쏜 미사일이 자국 영공이나 영해를 위협할 경우 동해상에 배치한 이지스함 2척에서 각 2기의 SM-3 미사일을 발사해 요격에 나설 방침이다. 일본이 SM-3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개발한 미사일방어(MD) 체제의 첫 실전 검증이 된다. 군 관계자는 “SM-3 미사일은 MD 체제 중 가장 많은 성능시험을 거쳤고 7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했다”며 “북 미사일 요격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美 “北 핵-미사일 직접적이고 분명한 위협”
이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달았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남한 내 외국인 대피 위협에 대해 “우리는 한국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미국 시민에게 당장 특별히 주의할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며 “주한 미국대사관의 보안태세에도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북한의 외국인 대피 성명은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라며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남북한 간 대립은 사소한 오산과 오판 때문에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며 “북한은 도발적 언사를 중단하고 개성공단 조업을 정상화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북한의 도발 위협을 비판하는 외교문서를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10일 북한 외무성에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는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점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들을 북한에 상기시키는 내용이라고 EU 소식통이 전했다.
일본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북한 핵·미사일에 관련된 기술자의 일본 재입국을 금지하는 등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NHK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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