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중 잇단 실책, 질책 대신 격려
창단 첫 승에 아웃 카운트를 하나만 남겨놓은 9회말. 김경문 감독을 포함한 NC의 코칭 스태프는 모두 가만히 서 있지 못했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단도 다르지 않았다. 초조와 희열이 교차하는 표정의 선수들이 투수 앞 땅볼을 친 LG 현재윤이 1루에서 아웃되는 순간 일제히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NC의 11일 첫 승은 격려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7연패 과정에서 실책은 언제나 NC의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선수들을 질책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감을 가지라’고 격려했다.
감독의 믿음 아래서 선수들도 서로에게 믿음을 줬다. NC는 3일 롯데와의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맛볼 수도 있었다. 2-2로 맞선 9회말 1사 3루에서 이현곤이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이현곤의 뜬공을 잡은 롯데 김문호의 송구에 대주자 박헌욱이 홈에서 아웃되며 다잡은 첫 승의 꿈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경기 후 박헌욱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현곤은 “나도 군에서 전역한 뒤 일주일 만에 찾아온 1군 경기를 똑같이 망쳐버린 적이 있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배운다”며 박헌욱의 어깨를 두들겨 줬다. 이현곤을 포함한 누구도 박헌욱을 원망하지 않았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