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의 기대주 이재하(왼쪽)가 경주마 ‘블레시드’(가운데), SUV와 스피드 대결을 벌인다. 21일 서울경마공원을 찾는 경마팬은 이 특별한 레이스의 승자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21일 서울경마공원서 이색대결
이재하 선수, 韓 육상 단거리 기대주
경주마 ‘블레시드’ SUV 차량은 미정
사람 200m 말·차 400m 핸디캡 경주
‘무모한 도전? 무한도전!’ 사람, 경주마, SUV 승용차 중 가장 빠른 쪽은 어디일까. 21일 경기도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는 이 궁금증의 답을 확인할 수 있다.
경주에 나선 주인공은 2012년 전국체전 남자 대학부 100m(10초68)와 200m(21초06)를 석권한 이재하(22·경북대 체육교육과) 선수. 1m92의 큰 키와 레이스 중후반의 폭발적인 가속력이 우사인 볼트(26ㆍ자메이카)를 연상시켜 ‘국산 볼트’ ‘토종 번개’로 불리는 한국 육상 단거리의 기대주다.
이재하 선수와 경쟁을 펼치는 상대는 국산 1군 최정상급 경주마였던 블레시드(8세·암말)와 프리미엄 SUV 승용차. 물론 일반적인 대결에서 경주마와 자동차와 겨뤄 사람이 이기기는 불가능하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꼽히는 우사인 볼트의 최고 속도는 시속 42km 정도. 자동차(200∼300km)나 말(60∼70km)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번 이벤트를 마련한 한국 마사회는 이런 점을 고려해 ‘핸디캡 경주’로 진행한다. 우선 경주 거리에 차이를 두어 말과 SUV 자동차는 400m를 달리는데 비해, 이재하 선수는 절반인 200m만 달린다. 또한 경주가 열리는 장소는 일반 도로가 아닌 8cm 두께로 모래가 쌓인 서울경마공원의 트랙이다.
이색 대결에 나선 이재하 선수는 “세계 수준은 저만치 앞서가는데 한국은 제자리 걸음이어서 육상 같은 기초종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출전을 결심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힘든 승부가 예상되지만 컨디션 조절을 잘해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는 않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