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7700억 달러 2014 예산안 제출… 공화-민주 모두 반발, 난항 예고 사이버 국방예산 20% 증액 눈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 3조7700억 달러(약 4250조6750억 원) 규모의 2014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은 세금 인상과 사회복지 프로그램 축소를 병행해 내년 재정적자를 7449억 달러로 줄이고 향후 10년간 1조8000억 달러의 적자를 삭감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2023년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1.7% 수준인 4390억 달러까지 끌어내리는 것이 목표다.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집권 후 처음 내놓은 이번 예산안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동시에 만족시켜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 난국’을 타개하려는 것이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반발하고 있어 의회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예산안은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추가로 줄이고 상속세를 올리는 한편 100만 달러 이상을 벌면 최저한도세를 물도록 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향후 10년간 총 41조2000억 달러의 세수입이 생긴다. 또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500억 달러를 사회기반시설에 추가 투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 대신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노인 및 저소득층 의료보험, 은퇴자연금을 포함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축소해 향후 10년간 4000억 달러를 아낄 계획이다.
부처별로 보면 국무부는 478억 달러의 예산이 책정돼 2012년보다 6%가 깎였으며 국방부 예산은 5266억 달러로 39억 달러 정도 줄었다.
국방예산은 ‘아시아 중심 이동’ 전략에 따라 아시아 관련 예산이 늘고 사이버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미사일방어(MD) 예산은 92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5억 달러 줄었다. 하지만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해상 기반 MD 관련 예산은 15억 달러로 오히려 1억 달러 늘었다. 사이버 예산은 47억 달러로 전년보다 20%나 늘었다. 전투함 건조와 신형 장거리 폭격기 개발 예산으로 각각 109억 달러와 3억7900만 달러가 책정됐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