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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걸’ 두 딸, 1.4t 트랙터 들어올려 아버지 구출

입력 | 2013-04-12 03:06:00


십대 두 딸이 1.4톤 트랙터를 들어올려 아버지를 구했다. 사진 출처=미국 NBC 뉴스 화면 캡처

누가 '슈퍼맨' 같은 영웅은 영화나 만화 속에만 존재한다고 했나. 미국에서 평범한 10대 자매가 1.4톤 트랙터 밑에 깔린 아버지를 구해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오레곤주 레바논에 사는 농부 제프 스미스가 두 딸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고 NBC 뉴스·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각) 전했다.

지난 월요일 평소처럼 트랙터를 몰고 집을 나서던 스미스는 진흙투성이 장화가 클러치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큰 변을 당했다. 트랙터가 전복돼 그 밑에 깔린 것이다. 트랙터 핸들은 그의 가슴을 짓눌렀고, 그는 힘을 쉴 수도 옴짝달싹할 수도 없는 처지가 돼 버렸다. "사람 살려!" 소리 지르는 일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때 두 딸, 한나(16)와 헤이리(14)가 아버지의 비명을 듣고 집에서 달려 나왔다. 아이들은 앞뒤 따질 겨를도 없이 트랙터를 들어 올리고 아버지의 상체를 빼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딸들은 트랙터에 깔린 아버지의 팔을 빼내려 안간힘을 쓰며 땅을 팠다. 언니 한나는 차를 몰고 나가 이웃에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이 이웃사촌이 자신의 트랙터로 스미스의 트랙터를 끌어내 완전히 구해낼 수 있다. 스미스는 병원으로 옮겨져 부러진 팔을 치료받았다.

스미스는 "지금 생각해도 놀랍다. 아드레날린이 마구 나와 차 밑에 깔린 사람을 구해냈다는 미담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목격하기 전까지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놀랍고 기쁘다"고 말했다.

큰 딸 한나는 자신의 괴력에 조금은 놀랐다고 했다.

한나는 "솔직히 아직도 믿지 못하겠다. 그날 우리는 친구 집에 놀러 갈 생각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러지 않았다"고 알바니 데모크래트-헤럴드 신문에 말했다. 아이들이 원래 계획대로 친구 집에 갔다면 아버지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슈퍼 걸' 두 딸 덕분에 새 삶을 찾은 스미스는 딸들에게 더 깊은 사랑을 느꼈고, 딸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스미스 가족은 트랙터에 '사탄'이라는 새 별명을 지어줬다.

이 소식을 접한 외국 누리꾼들은 "주님은 언제나 우리 가운데 계시고,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dejav○○○○), "사랑과 아드레날린이 기적을 만들었다"(JC200○○○○), "훈훈한 소식이다. 그동안 누가 누굴 죽였다는 기사를 읽느라 지쳤다."(mscell○○○○) 등의 댓글을 남기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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