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10일 승용차 6개 차종 16만2509대에 대한 리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11일에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이 에어백 결함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약 340만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12일 국내 최대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는 리콜에 따른 중고차 가격 분석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리콜은 브레이크 스위치 접촉 결함으로 인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제동 등에 불빛이 들어오지 않는 불량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진행됐다. 이 경우 가속페달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정한 속도로 주행할 수 있게 유지시켜 주는 정속주행장치(크루즈컨트롤)와 차체를 바로잡아 주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결함이 브레이크 작동에 영향을 주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이 결함으로 인한 사고도 아직 보고 된 바 없다.
SK엔카 마케팅부문 최현석 부문장은 “이번 현대기아차 리콜은 크루즈컨트롤이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고 성능이나 안전에 치명적인 결함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중고차 시장에는 영향이 없어 보인다”며 “특히 리콜 대상에 포함된 아반떼, 싼타페, 쏘렌토 등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차종이기 때문에 시세 또한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2011년 3월 실내 좌석 내장재가 안전기준에 미달해 화재 시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어 SM3 리콜에 들어간 데 이어, 4월에는 에어백 제어장치 불량으로 운전석 에어백이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SM3 및 SM5를 연이어 리콜했다. 이 경우에는 리콜이 안전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당시 SM3와 SM5 중고차 시세는 100만 원 이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산차가 리콜 원인에 따라 중고차 시세 하락 폭이 다른 것에 비해 수입차는 리콜에 더욱 민감하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브랜드의 이미지가 차를 구입하는데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많은 돈을 주고 국산차 대신 수입차 사는데 누가 문제 있는 브랜드의 차를 타고 싶어 하겠는가”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수입중고차의 감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브랜드 이미지인 만큼 대규모 리콜 사태를 일으킨 브랜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쉽다.
최 부문장은 “자동차는 수만 가지의 부품으로 조립돼 기계 결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도 리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제조사도 기계 결함을 인정하고 자발적 리콜을 통해 차량 성능을 개선하고 신뢰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