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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피플] 차화준, NC를 때려 NC가 된 남자

입력 | 2013-04-13 07:00:00

차화준은 2005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현대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유망주일 뿐이었다. 결국 신생팀 NC에 새 둥지를 튼 그는 11일 팀의 창단 첫 승에 기여하는 결승타를 날리며 새로운 야구인생의 시동을 걸었다. 스포츠동아DB


■ LG전 4타수2안타1타점 NC 첫승 견인

3년 공백 불구 작년 넥센 2군서 부활
NC만 만나면 펄펄…결국 NC로 이적
주전2루수 맹활약…역사적 첫승 견인
“팀 4강 목표…아직 120경기 남았다”


“꼭 다시 야구하고 싶습니다.” 2011년 말, 공익근무를 마친 차화준(27·당시 넥센)은 넥센 양승관(현 NC 2군 타격코치) 2군 감독을 찾아갔다. 양 감독은 차화준의 눈에 서린 독기를 눈여겨봤다. 부상과 공익근무 등으로 3년이 넘는 공백기가 있었지만, 적응은 빨랐다. 2012년 넥센 소속으로 2군 무대 66경기에서 타율 0.285, 27도루를 기록했다. NC 양승관 2군 타격코치는 “도루를 하다가 무릎을 다쳤는데도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차화준은 NC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결국 2012년 11월, 공룡군단의 창단 이후 첫 트레이드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개막 이후 주전 2루수 자리는 그의 차지였다. 그리고 11일 잠실 LG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역사적인 1군 무대 첫 승에 큰 힘을 보탰다.

○어영부영 놓쳐버린 첫 번째 기회

모 팀 스카우트는 “굳이 A급의 실력이 아니더라도, 투지와 근성이 있는 선수에게는 많은 점수를 준다. 그런 선수 두세 명이 있으면, 팀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이다”고 했다. NC에는 그렇게 절박한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이들은 대부분 프로 데뷔 이후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1군 무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그러나 차화준은 “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경우”라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경주고 출신인 그는 또래 중 최고 내야수였다. 2005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현대 유니폼을 입은 뒤, 만 20세이던 2006년 1군에서만 100경기(타율 0.248)를 뛰었다. 당시 현대 사령탑이던 김재박 감독의 신뢰 속에 ‘박진만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특히, 빠른 발과 몸쪽 공 대처 능력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악바리로 거듭나 야구인생 2막을 열다!

그러나 탄탄대로만 달린 것이 독이 됐다. 차화준은 “그때는 너무 어려서 야구를 쉽게 본 것 같다. 운동 욕심을 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왜 난 기회를 잡지 못했을까….’ 자책의 시간만이 이어졌다. 그렇게 어영부영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처음 1년 동안은 아예 야구를 안 봤어요. 그냥 잊고 싶더라고요.”

더 맹렬히 돌진하는 야수가 되기 위해 일부러 배를 곯았다. 그리고 공익근무를 마치기가 무섭게 제2의 야구인생에 시동을 걸었다. NC 유니폼을 입은 것은 하늘이 준 기회였다. 한 번 더 이를 물었다. NC 구단 관계자는 “트레이드 직후인 지난해 12월, 차화준이 홀로 야구장에 나와 훈련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귀띔했다. 결국 그는 신생팀의 한 축으로 당당히 거듭났다. “기회를 한 번은 놓쳤지만, 이번에는 꼭 잡아야죠. 경기에 꾸준히 나가다보니, 이제 긴장되지 않아요. 감독님께서 4강이 목표라고 하셨으니, 팀에 최대한 보탬이 되고 싶어요.”

‘목표가 정말 4강이냐?’고 되묻자, 차화준은 “아직 120경기가 남아있다”며 눈망울을 밝혔다. 하긴 굴곡진 그의 야구인생 2막도 이제 겨우 첫 페이지를 써내려갔을 뿐이다.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차화준은 힘을 모았다가 칠 줄 아는 선수다. 서건창(넥센)과 같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원|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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