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이탈리아 최고스타의 삶과 작품◇베르디 오페라, 이탈리아를 노래하다/전수연 지음/340쪽·2만 원/책세상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 그는 비탄에 빠진 국민들에게 민 족의식을 불어넣어 이탈리아 독립과 통일의 상징이 됐다. 책세상 제공
19세기 이탈리아에서 베르디는 최고의 스타였다. 뉴욕트리뷴 유럽특파원 마거릿 풀러는 1847년 “이탈리아에서 들리는 음악은 베르디의 오페라밖에 없다”고 했을 정도다. 베르디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독립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관객의 기대와 취향을 파악하고 이에 부응하는 능력을 갖춘 덕분이었다.
19세기 프랑스 정치사를 전공한 저자는 당시의 유럽사를 펼쳐놓고 그 위에서 베르디의 행보와 작품세계를 촘촘하게 복원해 낸다. 등장인물들이 반교권주의, 반체제적 노래를 부르는 ‘아이다’는 사극의 탈을 쓴 시사물이며, ‘동 카를로스’는 국가와 권력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작품이 갖는 의미를 짚어낸다. 딱딱한 역사와 베르디의 전기가 다층적으로 얽히면서 술술 넘어가진 않지만 당대의 베르디를 입체적인 한 인물로 그려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