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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뱅크런 주범은 ‘카더라 통신’

입력 | 2013-04-15 03:00:00

키프로스發 뱅크런 공포 유로존 확산 (동아일보 3월 19일자 A19면)




《 일반 예금자에게 부담금을 물리도록 하라고 키프로스에 제시한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제공 조건이 유럽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향방을 가를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예금자 예금의 일부를 떼는 유례없는 조치가 나오자 이미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예금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키프로스를 넘어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 이게 궁금해요 ::

3월 지중해 동부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의 구제금융과 관련된 기사가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면서 뱅크런(bank run)이라는 말도 자주 나왔습니다. 뉴스를 보면 뱅크런이라는 말이 ‘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들의 예금 인출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는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뱅크런이 발생하면 단순히 특정 금융회사의 차원을 넘어 해당 금융업종, 그리고 심할 경우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뱅크런은 무엇이고, 왜 발생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뱅크런은 무엇인가요

뱅크런이란 ‘은행(Bank)을 향해 뛰다(Run)’라는 합성어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예금자들이 은행을 믿지 못해 자기 돈을 찾으러 은행으로 뛰어가는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뱅크런이 꼭 은행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저축은행 등 예금자들의 돈을 받아서 운용하는 모든 금융회사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은행은 왜 예금을 돌려주지 못할까요. 금융회사의 대표격인 은행의 구조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활이 어렵거나 새로운 투자자금을 얻기 위해 개인이나 기업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은행의 대출금은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요. 바로 예금자들의 돈입니다.

가령 은행이 A에게 예금을 받으면서 1년에 3%의 이자를 준다고 하면 은행은 법에서 정한 지급준비금만큼의 돈을 남겨두고 B에게 5%의 이자로 대출을 해줍니다. 다시 말해 은행은 고객이 넣어둔 돈 전체를 대출로 쓸 수 없다는 말입니다. 법적으로 지급준비금이라는 명목으로 당장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에게 내줄 돈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급준비율이 10%라면 은행은 고객이 맡긴 10억 원의 10%인 1억 원을 제외한 9억 원만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만일 은행이 9억 원을 대출해준 상태에서 돈을 맡긴 고객이 갑자기 찾아와 “10억원 모두를 찾겠다”라고 한다면 은행은 돌려줄 돈이 없습니다. 모든 고객이 일시에 찾아와 돈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은행은 파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갈 수 있습니다.

○ 뱅크런이 실제로 발생하나요

그렇습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부실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경우에도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정보 부족 때문입니다. 예금자들은 은행의 경영상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부실해질지도 모른다’는 소문만으로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으로 달려갈 수 있습니다. 뱅크런의 무서운 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더욱이 뱅크런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한 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하면 다른 은행까지 파급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되면 도미노 현상처럼 많은 은행이 한꺼번에 파산하면서 결국 금융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2007년 3월 미국의 모기지회사인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이 부실화하면서 미국에서 뱅크런이 발생했습니다. 그해 8월 9일 BNP파리바은행이 모기지 관련 펀드 환매를 중단하고, 다음 해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뱅크런은 심화했습니다.

○ 뱅크런을 막기 위한 장치는 있나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은행이 파산해 예금을 모두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해소해줄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 제도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입니다. 시중 금융회사가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해 예금을 지급하기 어렵게 되는 경우 한국은행이 긴급자금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은행이 부실해져도 돈을 찍어내는 한국은행이 자금을 공급해 준다고 하면 예금자들이 불안감을 크게 느끼지는 않을 것입니다.

곽동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다른 하나는 예금자보호제도입니다. 은행이 파산해도 국가가 예금의 일정 금액은 예금자에게 지급해주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예금보험공사가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예금을 받는 금융회사로부터 예금 중 일정 비율로 예금보험료를 받아 예금보험기금을 적립한 후 1인당 최대 5000만원 한도로 이 제도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있다 해도 은행 부실은 큰 공포라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금융시스템이 붕괴돼 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은행 경영자들이 부실 없이 경영을 잘하는지, 불법대출은 없는지 금융감독기관이 잘 감시해야합니다.

이번 키프로스 사태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점은 예금자들에게 부실한 은행에 돈을 맡긴 대가를 직접 치르게 했다는 사실입니다. ‘설마 은행이 망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경제활동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교훈일 것입니다.

곽동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 풀어봅시다 ▼

◇이번 주 문제


작년 12월 대선 당시 후보자들이 내건 핵심 공약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었는데요. 그만큼 일자리 부족, 특히 청년실업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입니다. 일자리 총량이 줄어드는 것도 있지만 일자리 ○○○○(이)가 더 큰 문제입니다. ‘청년백수’가 늘고 있어도 중소기업은 오히려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때 쓰는 이 용어는 무엇일까요.

①미스터리 ②미스매치 ③믹스매치 ④고용현실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먼저 회원 가입을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17일(수) 오후 5시

▽시상: 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한 대를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22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