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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명 탄 발리행 여객기 두동강… 하늘이 도왔다

입력 | 2013-04-15 03:00:00

착륙하려다 바다에 풍덩… 45명 경상




인도네시아 최고의 휴양지 발리 섬으로 향하던 인도네시아의 ‘라이언에어’사 항공기가 착륙 직전 바다에 빠져 두 동강이 났으나 승객 101명과 승무원 7명 등 108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오후 3시 35분경 라이언 에어 보잉 747-800기는 발리 덴파사르 국제공항 활주로를 눈앞에 두고 갑자기 기내 불빛이 모두 꺼졌다. 승객 앤디 프라세티오 씨는 “곧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창밖으로 발리의 바다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비행기가 그대로 바다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어두워진 기내에서 사람들은 좌석 아래쪽에 있는 구명조끼를 입는 것도 잊은 채 괴성을 지르며 비행기 출입구 쪽으로 몰려갔다. 바다에 부딪히면서 큰 폭음이 들린 뒤 바닷물이 기내로 들어오자 승객들은 ‘비행기를 벗어나라’고 고함을 지르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바다에 추락한 기체는 두 동강이 났지만 추락 해역이 수심이 얕은 바닷가여서 사람들은 저마다 헤엄을 치거나 구조대의 고무 구명보트를 타고 무사히 탈출했다. 라이언 에어사의 대변인 에드워드 시레이트 씨는 “비행기가 활주로를 불과 50m 앞두고 바다에 처박혔다”며 “당시는 비가 오고 안개가 많이 낀 흐린 날씨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는 45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14일 대부분이 퇴원했다고 밝혔다.

호주 시드니의 항공기 전문가인 톰 밸런타인 씨는 “두 동강 난 항공기의 파손 상태로 볼 때 추락 당시 속력이 최대 시속 300마일(약 482km) 정도였는데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에어는 민영 항공사로 인도네시아 항공시장의 50%를 차지하지만 안전 운항에 대한 불신으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자국 내에서 라이언에어의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 2004년에는 인도네시아 솔로 시에 추락해 승객 25명이 사망하는 등 2002년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6차례나 일어났다. 심지어 지난 2년간 라이언 에어의 기장 5명이 불법 약물을 복용한 채 여객기를 조종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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